[서울] 원치 않는 임신 중절수술 결정 과정 솔직 후기

삐립
18 일전
저희 부부는 결혼 전부터 아이를 갖지 않기로 약속했고
신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남편이 정관수술까지 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갑자기 생리 예정일이 지나도 아무런 증상이 없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테스트기를 해봤는데 두 줄이 선명하게 나왔어요
세 번이나 다시 해봤는데도 결과는 똑같았고 그때부터 머릿속이 하얘졌던 것 같아요
남편에게 바로 말했더니 처음엔 장난인 줄 알더라고요
제가 울먹이면서 임신한 것 같다고 하니까 그제야 심각성을 깨달았고 저보다 더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결국 산부인과에 가서 초음파 검사를 받았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5주차로 보인다"고 말씀하셨어요

남편은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고 저는 너무 놀라서 눈물만 계속 흘렀어요
의사 선생님께서는 정관수술을 했어도 100% 확실한 피임 방법은 아니라고 설명해주셨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니 허탈함과 당혹감, 그리고 두려움까지 한꺼번에 밀려왔던 것 같아요

집으로 돌아와서 며칠 동안 남편과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들과
서로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다 보니 마음이 더 확실해지더라고요
결국 저희는 임신중절수술을 받기로 결정했고 여러 군데를 알아본 끝에 서울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수술을 받기로 했어요

수술 전날까지도 불안하고 무서운 마음이 컸지만 막상 병원에 도착해서 상담을 받아보니 조금은 안심이 되더라고요
여의사분께서 상담부터 수술까지 모두 진행해주시는데 제가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차분하게 설명해주셨어요
부드러운 카테터로 자궁 내부 다치지 않고 흡입술로 수술을 한다고 설명해주셨고
수면마취를 하기 때문에 통증이나 정신적 부담도 덜하다고 알려주셨어요

전 마취 영향 때문에 수술 후 기억이 띄엄 띄엄 있는데
제가 걸어서 회복실로 왔다고 하더라고요
수술도 생각보다 빠르게 끝났다고 남편이 말해줬어요
그래도 발리 결정하고 수술해서 그런지 통증도 심하지 않고
지금은 2일차인데 출혈도 많지 않고 아픈 곳도 특별하게 없어요
근데 몸보다 마음의 회복이 더 오래 걸릴 거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 적 있는데
지금 제 마음이 딱 그런 상태인 것 같아요
정관 수술까지 했는데 임신이라니ㅠㅠ
저도 같이 피임 시술을 해야하나 고민이네요..
몸이 완전히 회복되면 수술 해주신 선생님이랑 상의 해봐야겠어요
  • 조회 296
  • 댓글 4
  • 토닥 0
  • 저장 0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