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주차 수술 후기

3 년전
솔직히 이 곳에서 병원 추천은 제대로 못 받았지만
제 글이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먼저 이 곳에서 우연히 임신, 이라는 상태보다 피임실패, 라는 말을 보고
한결 맘이 가벼워 지더라구요.
워낙 초기에 알게 된 거라 생명, 이라는 감상에 젖지 않고
그냥 세포 덩어리 라는 차가운 생각을 유지 할 수 있었어요.

전 임신 사실 확인 되자마자 바로 지울 생각 이었습니다.
파트너가 멀리 살기도 하지만 저는 모든 걸 혼자 마무리 짓고 싶었습니다.
일단 남자친구도 아닐 뿐더러 남자친구라 하더라도 기대도 싶지 않았습니다.
금전적인 부분만 함께 해달라고 하고 혼자 병원을 알아보는데 쉽지 않더군요.

수술 시 혼자 방문 안 되거나
혹은 수술비가 너무 비싸거나

여기서 추천받은 곳도 알고보니 복붙 광고더라구요.
저는 무엇보다 소파술(긁어내는)을 하지 않는 병원을 찾았지만
대부분은 흡입술과 소파술을 병행 하더라구요.
그리고 너무나 공장식..
영 맘에 들지 않더군요.
빨리 지우고 싶은 와중에도 맘에 드는 곳을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곳들 전부 실력 만큼은 출중한 곳이라는 거 압니다.
만약 주수가 7,8주차가 넘어갔다면 저는 그런 거 따질 겨를도 없었을 겁니다.

그러다 혹시나 싶어 제가 꾸준하게 다니던 합정역 병원에 문의하니
혼자 방문 ok, 소파술 없이 흡입술만 진행(초기에만 가능), 여의사
이 세 가지가 모두 갖춰져 있더라구요.
무엇보다 다니던 병원이라 마음이 편했죠.
괜히 애먼곳에서 시간만 낭비했어요, 늘 다니던 병원을 차마 잊고..

가장 빠른 날짜로 예약을 하고
아기집 확인 된 날 바로 수술 진행 했습니다.

회복실에서 잠깐 깼을 때 확실히 아랫배가 아프긴 했지만
참을만한 정도 였어요.

1시간 정도 휴식하고 바로 귀가했습니다.

귀가 후 통증은 없고 3일 차인 현재까지 후유증은 없습니다.
해당 병원 워낙 꼼꼼하고 인간적인 진료와 경과 확인을 해주는 곳이라
걱정없이 처방해 준 약 먹으며 몸 조리 잘 하고 있습니다.

병원비는 6주차 여서 60만원 + 영양제 7 + 기타 진료비 포함하여
정확히 70만원 나왔습니다.

제가 간 병원이 저렴하다고 볼 수 있나 싶지만
제 맘에 드는 곳이라는 점에선 합리적이었습니다.

금전 부분 해결 어려운 상태도 아니어서요.

끝으로 죄책감이나 우울하고 슬픈 마음은 크지 않습니다만
수치스럽고 창피하기는 합니다.
이 나이 먹도록 피임을 잘 해오다가 한 밤의 어리석은 실수로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든게요.

저는 솔직히 마음이 가볍습니다.
다들 어떠실 지 모르겠지만 늦지 않았다면 큰 죄책감은 가지시 말고
건강하게 잘 견디고 이겨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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