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5주차 수술 후기 (글이 많이 깁니다)

3 년전
+) 병원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어 추가할게요
청주 터미널부근 3층에 위치한 병원에서 수술했고 수술비, 유착방지제, 통증주사, 영양제 다 해서 총 68 들었어요

쓰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단락 나눠서 작성했는데 궁금하시거나 필요한 부분만 읽어주셔도 됩니다 마지막 단락은 꼭 읽어주세요

첫 생리가 터지면 탈퇴해야겠다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수술 후 첫 생리가 시작했어요 저도 힘들 때 이 어플로 많이 위로받고 이겨낼 수 있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 드리려고 글 남깁니다
저와 남자친구는 20대 중반이고 2년정도 만났습니다 솔직히 둘 다 피임에 안일했어요 사후피임약도 몇번 먹었었지만 임신이 된 경우는 없으니 설마~하며 콘돔 사용 거의 하지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후회가 됩니다

임신 사실은 정말 우연히 알았어요 생리가 5일정도 지연됐고(임신이라고 생각조차 안 했습니다) 전에 산부인과 검진 받을 때 자궁에 용종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씀하신게 겹쳐서 그것때문인가 해서 병원에 방문한거였어요 상담 때 임신 가능성 있냐해서 있긴 있다고 했고 소변검사 했구요 임신이라고 하셨습니다 당시 5주차였구요
정말 내가 잘못들은건가 싶었습니다… 초음파해서 보니 아직 아기집만 있다고 하셨고 재차 물어도 임신이라고..
집에 와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얘기하고 수술날짜 맞춰서 연차 내라고 했구요 부모님께는 말씀 드리지 않았었습니다 혼날까봐가 아니라 너무 걱정하시고 마음 아파하실 것 같아서요

임신사실 알고 이틀후로 수술 날짜 잡았어요 전날 9시부터 금식하고 병원갔고 당연히 수술실은 혼자 들어갔습니다 제가 혈관이 잘 안보이는 편이라 바늘은 손등쪽에 꽂았어요 팔다리 묶고 원장님 들어오시니 마취한다고 하더라구요 산소마스크 같은거 씌워주시고 심호흡 크게 하라고 하셨는데 세번정도 쉬니 눈앞이 어지러워지면서 마취 됐고 일어났을 땐 수술 후였어요 회복실에서 통증주사랑 영양제 맞고 퇴원했습니다

내가 수술을 한게 맞나 싶을정도로 아프지도 않았습니다 일주일정도 남자친구 자취방에서 지냈는데 하루종일 울었어요 내가 왜 우는지 모르겠는데 눈물이 나와서 그냥 울었습니다 사람이 이러다가 우울증 걸리는구나 싶을정도의 우울감이었어요 내가 살아도 되나 죄책감과 자책감 또 내 몸이 망가졌다는 자괴감 등등 버티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심한 말도 많이 했구요

피는 이틀정도 나오고 끊겼었고 병원 방문날짜때 가니 피가 좀 고여있다해서 수축제 한 번 더 넣었어요 그 이후에 생리처럼 3일정도 하혈하더니 멈췄고 마지막 병원 갔을 때 피 깨끗하게 빠졌다고 하셨습니다

마지막 관계일에 임신이 된거였고 마지막 관계로부터 지금 두달이 좀 넘었습니다 사람인지라 성욕이 없을 수 없죠 하지만 아직도 관계를 못하고 있습니다 무서워서 못하겠어요 아무리 콘돔을 쓰고 하더라도 솔직히 다시 관계를 갖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요 저는… 이런게 트라우마구나 느껴지기도 하고 참 여러모로 힘든 한달이었어요

지금은 몸도 마음도 괜찮아졌습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충분히 아파하고 슬퍼하고 힘들어하면 시간이 지났을 때 많이 잊혀지는 것 같아요 물론 지금 그 때를 돌이키면 마음이 좋진 않지만 내 탓으로 돌리진 않으려구요 이제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힘든건 당연한거에요 어떤 글에서 봤는데 중절수술로 힘들고 죄책감 가지는건 언제 엄마가 되어도 충분한 사람이라는 뜻이래요 다만 아기가 너무 빨리 찾아온거라고 그래서 하늘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내가 더 건강하고 굳건한 사람이 되면 그때 다시 찾아오기 될거라고 나중에 내가 정말 멋진 엄마가 될 자신이 있을 때 아이가 찾아오면 그 때 아낌없이 사랑해주면 된다고
그러니까 여러분 충분히 힘들고 아파하시고 괜찮아지면 그 때 다 털어버리세요 본인탓이 아니에요 모두 건강 잘 챙기시구요 앞으로 살아갈 날이 훨씬 많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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