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주 저번주 토요일 수술하고 왔습니다.

Ire01234
3 년전
저는 생리 예정일이 되기 며칠 전 피가 하루 살짝 나오다가 안나오길래 이번달 생리는 건너 뛰나보다 하고 말았어요. 근데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나 이번달 생리 건너 뛰었나봐 첫날 피만 비치고 그냥 안 나와 이러니까 친구가 너 피임 제대로 했어? 이래서 질외사정 했다고 하니까 친구가 그거 착상혈일수도 있으니까 빨리 임테기 해보라고 해서 2개사서 했더니 둘 다 진한 두 줄이 떴어요. 전 착상혈이란게 뭔지도 잘 몰랐어서 친구 아니었으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네요.

임신인걸 알게 되고 그 순간에 바로 든 생각은 태아에게는 미안하지만 아직 제가 27살이고 취준생이고 남자친구랑 지금 당장 결혼 할 마음도 없어서 임신중절을 해야겠단 생각 뿐이었어요. 저는 사실 감정보단 이성이 강한 사람이라서 지금까지 살면서 임신중절에 대해 그냥 세포일 뿐인데 내 인생, 내 미래를 한순간의 실수로 바꿔버릴 수 없다라는 생각이 굉장히 강했어요. 근데 수술 날짜까지 거의 일주일을 기다리면서 배가 찌릿찌릿한느낌? 생리통 하는 듯한 느낌도 나고 잠도 너무 많이 자서 몇주차 임신 증상 이런거 검색도 많이 하다 보니까 증상 뿐만 아니라 그 주에 태아 상태 이런 정보들 까지 같이 보게 돼서 너무 많은걸 알게 되니 그만큼 죄책감도 눈덩이처럼 커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수술 기다리는 일주일 동안 생각도 너무 많아졌구요.. 3-4년만 더 늦게 찾아와줬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도 들고 계속 자책과 자기합리화를 반복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제 인생도 너무 소중했기 때문에 선택을 바꿀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남자친구가 평일에는 회사를 가야해서 병원을 같이 못 가주니까 혼자 가기가 싫었고 남자친구도 혼자 보내긴 싫다고 해서 주말에 같이 가기로 하고 주말 병원을 알아 봤어요. 여기저기 검색을 해 보니까 당일 진료 당일 수술이라고 적힌 광고글이 많길래 동네에 갈 수 있을 줄 알아서 생각 없이 있다가 남자친구가 예약 안해도 괜찮냐구 예약 해야하는지 알아보겠다고 해서 뒤늦게 목요일쯤 저희 동네 근처에 검색하면 나오는 병원들에 전화를 해 봤어요. 근데 예약이 꽉 차있거나 진료 하는 날, 수술하는 날 이렇게 날짜를 두 번 잡아야 하는 병원 밖에 없어서 근처에 화성, 안산 이라도 가자고 생각하고 검색을 다시 해 봤어요. 검색하다가 안산에 뭔가 끌리는 병원이 있어서 문의를 했는데 토요일에 가겠다고 하니 오전 11로 예약 잡아주셔서 남자친구랑 같이 다녀왔어요.

여기가 끌렸던게 제가 산부인과 자체도 처음 가봐서 겁을 잔뜩 먹고 있었던 터라 다른 곳에서 전화나 카톡상담 할 때 보다 상담실장님이 너무 따뜻하게 말씀해주시는게 좋았어요. 병원에 도착해서 들어가니까 상담해주셨던 실장님이 따뜻하게 엄마처럼 말씀해주시면서 너무 걱정하지 말고 안심하라고 이제 괜찮다고 내내 위로해주셨어요. 의사선생님도 너무 친절하셨어요. 제가 수술하다가 아파서 깼다는 글이나 끝나고 너무 아팠다는 글을 봤어서 의사선생님한테 수술하다가 깨면 어떡해요? 많이 아픈가요? 이러면서 질문을 많이 했는데 선생님이 걱정하지 말라고 절대 안 깨고 일어나면 다 돼있을거라고 안심시켜주시고 병원 자체 분위기가 너무 편안했어요. 수술 전 1인 회복실에서 옷 갈아입고 검사하고 전 수술하러 가고 남자친구는 회복실에서 계속 기다렸어요. 마취 할때도 간호사 선생님들이 토닥여주시고 얼굴이 좀 따가워요.. 이러면서 기억잃고 눈 감았다 뜨니까 수술 끝나고 회복실로 데려가 주셨어요. 회복실에 따뜻한 온열매트가 틀어져있어서 거기 누워서 링거 맞으면서 한시간쯤 쉬고 마음이 복잡해서 울다가 잠은 못잤어요.. 결제를 하려고 얼마냐고 여쭤봤는데 제가 너무 애처럼 불안해 했어서 그런지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카톡 상담할 때보다 10만원 덜 받으셨어요.. 그리고 남자친구가 현금 뽑으러 갔을때 저한테 오셔서 오늘 너무 무리해서 다니지 말구 남자친구한테 맛있는거 잔뜩 먹여야 한다고 말해주겠다고 하시면서 남자친구 옆에 있을 때 계속 오늘 소고기 먹어요~ 몸 잘 챙겨야해요! 맛있는거 많이 먹고 빨리 회복해야돼요~~!! 이렇게 말씀해주시면서 계속 챙겨주셨어요. 병원에서 나갈때는 의사선생님한테 선생님 환자분 가세요~~ 하니까 의사선생님, 간호사분들 실장님 모두 문앞까지 나오셔서 조심히 가시고 회복 잘 하시라고 해주셨어요. 이런 병원은 모든 과를 포함해서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병원이나 비용, 또 다른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알려드릴게요. 저도 너무 마음 졸이고 불안했던 만큼 도움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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