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2주 중지하고왔어요.

0128
3 년전
월요일오후에 입원해서 입안에 넣어 녹여먹는약 2알씩 두번 먹었어요
화요일아침에 자궁에 약 삽입해서 출산 앞당기는 시술했고 6번에서 7번 약 복용했고 총 12알에서 14알 화요일에 먹었어요.
화요일 오후 5시쯤 진통이 처음 느껴졌어요. 그당시엔 허리까지 너무 아프니까 눈물 조금 맺히는 정도? 금방 괜찮아져서 잘 지내다가 잠들었어요.

오늘 수요일 , 새벽 4시에 갑자기 눈이 떠지고 다시 자려했는데 잠이 안왔어요.
배가 뻐근하더니 비몽사몽해서 아픈건가 싶은순간 정말 많이 아파오더라구요.
바로 콜벨누르니 선생님이 화장실 안간지 오래되서 힘들겠지만 한번 다녀오라고 하셨어요.
화장실 이동하는데 걷는것 조차 너무 힘들었고 화장실 다녀오자마자 진통제 수액으로 넣어주셨어요
진정 안되서 마약성 진통제 무통주사 다 달았어요.

그때까진 아이가 많이 내려왔나보다였고 아침쯤 아이 나올줄 알았는데 배 너무 아프다가 4시 30분경 뭐가 쑥 내려오는 느낌에 콜벨누르니 선생님 오시는순간 뭐가 툭 나오더니 꿀렁꿀렁 계속 나오더라구요 양수가 터진거였어요.
2-3시간 정도 뒤에 아이 나올 것 같다고 하셨는데 간호사 선생님이 이것저것 통증상태 물어보시고 의사선생님께 연락드려 분만실로 옮겼어요.
배는 탈장되는 것 같고 허리는 부러진 것 같은 고통에 너무 아파 어떻게 걸어갔는지 기억도 안나요..
가서 5-10분정도 더 아파하다가 진통이 갑자기 진정되었어요.
허리는 계속 아팠어요.
다시 진통 시작되자마자 주치의 선생님 오셨고 초음파보시고 애 나올것같다고 하시면서 다시 진통이 시작되면 숨 내뱉고 들이마신후에 내뱉으면서 길게 힘주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하니 한번에 아이는 나왔어요. 약 10분뒤에 태반도 나왔고 다행히도 출혈도 적고 컨디션도 괜찮지만 오늘 출산한 산모라 제약은 많네요.

우선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힘든건, 보통 이렇게 일찍나온 아이들은 사산되어 나온다고 하는데 제 아이는 울더라구요.. 살아서 나왔는데 우렁차진 않지만 적막한 분만실을 아이의 끊기는 울음소리가 울리더라구요.
의사선생님이 너무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태반이 바로나온게 아니라 아이가 엉덩이와 허벅지쪽에서 꼬물거리는게 느껴졌는데 너무 미안했어요. 이렇게 생명력 강한 아이가 내 아이가 내게 한번도 안기지 못하고 엄마 얼굴도 못보고 이렇게 떠나는구나.. 이름도 없는 500g남짓한 아이가 이렇게 살아서 꼬물거리는데 난 아이를 잡을 능력이 없구나 싶은 죄책감들. 원한다면 아이를 안고 인사할 수 있지만 너무 힘들것 같아 보지도 못하고 보냈어요. 다행히 아는 선생님이 장례과정 치르고 오늘 바로 화장하고 사산아들 뿌려주는곳에 뿌려준다고 하네요.
울면서 꼬물거리던 아이라 충분히 살 수 있지 않았을까싶고 아까까지 그렇게 울던아이가 장례를 치르고 화장한다는게 마음편히 안치되지도 못하고 떠난다는게 사실 사무치게 미안해서 눈물만 나와요.
처음 아이가 생긴걸 인지한 순간부터 단 한순간도 정을주지 않기위해 노력했는데 되돌아보니 정을 너무 많이 주고 신경쓰고 있었어서 모자란 엄마라 너무 미안해요.

몸이 아픈것도 주수가 커질수록 커지지만 마음이 고통스러운것도 주수가 커질수록 아이가 느껴져 커지는 것 같아요.
다들 마음 단단히 먹고 안전한 중지 하시길 바래요.
단단히 먹는다고 쉽게 붙잡긴 어렵지만 아이가 너무 슬퍼하지 않도록, 혹여나 절 알아본다면 너무 슬퍼하지 않도록 다시 붙잡아보려구요.
  • 조회 1114
  • 댓글 31
  • 토닥 10
  • 저장 7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