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7주차 수술 일주일차 후기 남기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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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년전
글이 길 것 같지만 도움되길 바라며 써봅니다.
저는 지난 12월 30일에 수술했습니다.
생리가 원래도 엄청 불규칙적인 편인 사람입니다. 19살쯤엔 6개월정도 안한 적도 있어요. 당시 산부인과에선 딱히 문제가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진단받았었고 며칠 이후에 또 생리가 터졌어서 걱정은 없었습니다. 이후에도 두달정도 안하기도 하고 규칙적으로 터지기도 하고 자기마음대로였어요.
그러다가 제작년부턴 그래도 달마다 맞춰서 잘 터지더라구요 작년부턴 피임약도 먹기 시작했어서 규칙적으로 바뀌어갔습니다.

그러다가 11월 중순에 다시 월경이 시작해야하는데 안하더라구요
워낙 불규칙한거엔 익숙해서 걱정을 안했었는데, 그 즈음 피임약도 생리가 다시 터지면 먹으려고 잠시 중단한 상태였거든요
걱정이 돼서 11월 말에랑 12월초? 두 번 정도 임테기는 했었는데 계속 한 줄 이었어요. 그러다 12월 막주에 어머니도 걱정하시길래 임테기 다시 사서 남자친구랑 전화하면서 테스트 진행했습니다.
사람 감이 무섭다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었어요 전과는 다르게.
가슴 통증도 계속 있었고 방광염처럼 소변을 볼때 찌릿한 통증도 있었거든요. 전 날 밤에 낯선 어지러움도 느꼈었고.
그렇게 두 줄이 떴습니다. 증상들이 임신 초기 증상이었더라구요.
남자친구나 저나 아직 자리도 못잡은 이제 대학교 졸업한 학생들이었고 마냥 가슴이 막막하고 숨이 차서 남친이랑 전화하면서 엉엉 울었습니다. 온갖 복잡한 심정이 겹쳐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제가 이런 상황을 겪을지 평생 상상도 못해서 더 충격이 컸어요.

그러다 일단 현실적으로 확인을 해야할 것 같아서 혼자 집근처 산부인과부터 찾았어요. 초음파로 아기집이 있고 씨도 생겼다고 6주인 것 같다 진단받았습니다. 낳을지 말지 고민도 안하고 중절수술을 생각했습니다.
당시엔 아기에게 미안함 들지 않고 그냥 힘들기만 하더군요 머리로 실감을 못 한 상태였던 것 같아요. 초음파 사진 찍어가도 된다고 하셔서 저도 모르게 찍기도 했는데 나오면서 삭제했습니다 어차피 다시 못 쳐다볼 것 같아서요.

그렇게 수술할 병원을 찾기 시작했어요 부모님껜 서로 말씀드리지 말자고 이얘기한 상태라 제겐 가격도 중요한 사항이었어요.
인터넷과 토닥톡을 찾으면서 세군데 정도 전화해가면서 설명을 들었어요
그러다 사당에 있는 병원에서 전화상담해주시는 분이 차분하게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해주시는걸 듣고 마음을 굳혔던것 같습니다. 가격도 제일 괜찮았구요.

수술 전 날인 29일엔 남자친구랑 이미 호캉스가 잡혀있던 날이라 같이 쉬면서 진정하고 서로 격려하고 했어요. 잘 놀다가도 두세번 알수없는 감정에 지배당해서 남자친구 안고 울기도 했네요 그래도 계속 달래주고 좋은 곳에서 긴장풀고 가서 좀 진정할 수 있었습다.

그리고 30일에 바로 수술하러 남친이랑 병원을 찾았습니다. 들어가서 초음파먼저 진행해서 다시 확인해주셨는데 그땐 7주된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이제까지 해본 초음파중에 처음으로 너무 아파서 아! 하고 소리까지 냈습니다. 의사분이 프로페셔널하게 딱딱 진행하시는 타입이신것 같았는데 그때만큼은 좀 서러웠어요..
어쨌든 이후에 전화상담해주셨던 실장님이랑 남친이랑 상담실에 들어가서 서류들 작성하고 더 설명들었습니다.
*가격은 1인회복실+영양제+초음파비까지 해서 57정도 들었어요.
이후 추가 초음파비는 안든다고 하셨습니다.
흡입술로해서 유착은 거의 안생긴다고 하셔서 따로 유착방지제는 없었습니다. 억지로 추가하시거나 그런게 없어서 그부분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회복실 안내받아서 가운으로 갈아입고 항생제 주사 엉덩이에 맞고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초음파의자같은 곳에서 누워서 혈압재고 마취주사 놓아주시기 시작했고 의사쌤이 들어오셨어요 그땐 배로 초음파 보시더라구요
그렇게 숫자 셀 새도 없이 마취된 것 같습니다. 비몽사몽 회복실로 옮겨진것도 기억이 거의 안나구요, 회복실에서 마취기운에 남자친구한테 조잘조잘 수다떨고 있을즘부터 슬슬 정신이 차려졌어요. 했던말 또하고 또하고 했더라고요

후기보니까 다들 거의 2-30분만에 통증 안느껴져서 혼자 걸어나가셨다는데 저는 수액 다 맞고도 계속 너어무 아파서 끙끙대면서 1시간 넘게 누워있다가 마취기운 다 깨고 나왔습니다. 빨리 나가서 밥먹고 진통제포함된 약을 먹어야할 것 같았어요. 걷는게 쉽지 않더라고요 불편하고 아파서 천천히 걸었고 다행히 남친이 차를 가져온 날이라 살아서 집에 갔습니다..

도움드리고 싶어서 하나하나 써보느라 말이 길었네요
저는 수술 당일까지도 죄책감이나 미안함은 많이 못 느꼈어요 애기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그런걸까 생각도 들었어요. 근데 아마 저를 계속해서 울게 만든 복잡하고 힘든 감정들 속에 섞여있었던 것 같네요. 수술전에 지나가는 애기들을 차마 못보겠는 느낌이 들긴 했으니까요.
남자친구랑 서로 얘기하면서 아기가 너무 일찍 와줘버렸다고 나중에 몇 년 후에 다시 찾아와달라고 미안하다고 그런 얘기들 나눴어요

오늘 확인차 다시가서 초음파 하고 소독, 질정 넣고 왔습니다. 조금 불편하고 지금까지 약간 찌릿한 생리통같이 아픈느낌이긴 합니다.
다른 분들이랑 달리 피가 소변볼때 한두방울? 정도 나오고 없었어서 피고임이 있으려나 걱정했는데 수술은 깔끔하게 잘 됐다고 하셔서 맘이 놓였습니다.

저는 남친이랑 3년가까이 만났고 믿음직한 사람이라 그나마 이 상황을 잘 헤쳐나갈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마음이 힘들었는데 후기보니 깊지 않은 관계에서 상황이 생겨버린 분들도 많아 정말 많이 힘드시겠더라구요

너무 자책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다른 수술보다 간단하다면 간단하고 하루이틀이면 통증도 거의 없습니다. 저도 걱정인형인데 제가 인증할게요.

앞으로 제대로 된 피임 다짐하신 후에 더욱 튼튼하게, 강하게 정신차리고 살아가실 계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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