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도 잘 했다고 생각해서..(긴글)

safely
3 년전
한번도 콘돔 없이 관계 한적 없고 찢어진적도 없어서
설마 내가 임신일까 싶어 테스트도 안하고
두달을 그냥 보냈어요
연말에 속이 좀 안좋더라구요 그게 입덧인줄은 몰랐던거죠
원래도 예민하거나 신경쓰는일 있으면 소화가 잘 안되거나
자주 체하거나 그랬어요 그런일은 흔히 있는 일이니깐…그냥 그런줄 알았어요
일도 많았고 스트레스 받는 업무가 많아서 그런가보다
감기에 걸렸을 때도 임신해서 그런게 아니라 겨울이니깐
당연히 그럴수 있는 계절이니깐 그런가보다 하고
링거도 맞고 엉덩이 주사도 맞고 약도 먹고 그랬네요..

테스트기를 안했던 또다른 이유는 불규칙한 생리주기였어요
한두달 안하는 정도는 그냥 뭐 일상같은 거라 내가 임신이라
생리를 안하는건줄 상상도 못했죠

자궁경부 열어주는 약 넣어두고 잠시 대기 중인데
한시간이나 한시간 반 후에 수술 하러 들어가요
마지막 생리일 기준으로 10주-11주 정도 되었다 생각했는데
세상에 초음파를 보니 하루만 더 지났으면 12주가 되었겠더라구요
저렇게 커가는 동안 안일하게
생리가 불규칙 해서 관계할때 피임을 안한적이 없으니깐
생리를 안하는거라고 생각한 제자신이 무심하게 느껴지더라구요

테스트기를 하려고 맘먹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입덧이였어요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못먹나
이렇게 속이 메스껍고 비위가 약해질수가 있나 싶어서
갑자기 뇌리에 혹시 나 임신 아니야? 하는 생각이 스치더라구요
그래서 퇴근하고 저녁에 임테기를 했는데도 두줄이 선명했어요

원래 이시간에 수술 안해주는데 제가 빌다싶이 부탁드렸어요
하루하루 더 지나면 더 커질텐데 그럼 더 위험해지지 않겠냐고
제발 오늘 해달라구요
퇴근 늦어지게 하는 환자 달갑지 않으실텐데
인포에 계시던 선생님 빼고 원장님 다른 간호사 선생님 다 친절하시네요
수액 맞춰주던 선생님께 죄송하다 했어요
아 그리고 원장님 친절하게 설명 잘해주셨어요
너무 걱정 말라고 자궁내시경 보면서 수술 할거고
안전하게 잘 끝날거라구요

주절주절 심정이 착잡해서 적었네요
혹시 피임 잘 했다 하더라도 생리 일이주 지나간다면
검사 두려워 말고 하세요
그래야 빨리 결단을 내릴 수 있어요
전 죄책감 없어요 여기 글 적는분들 아이한테 미안하다
죄책감에 많이 속상해하고 우울해 하시는데
어쩔수 없는거니깐 잘 이겨내고 툭툭 털어내시길 바라요
저도 그럴거에요
나중에 정말 간절하게 아이가 갖고 싶을때
그때 기쁜마음으로 사랑많이 줄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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