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제 이 어플을 지우려구요

safely
3 년전
어제 긴글을 적었던 수술후 2일차입니다
수술 후 후기를 적고 이 어플을 탈퇴 할려구요
안겪어도 될 일을, 두려움과 무서움에 떨 누군가를 위해..

전 이 수술이 두번째에요
21살 사랑했던 남자친구와 그때도 콘돔을 사용했는데
임신이 됬죠 그때는 지금보다 주수가 적었던 것 같네요
벌써 9년쯤 지난일이라 가물가물 한데 7주 쯤 되었던 것 같아요
금액은 그때 당시 남자친구였던 사람이
전액 부담해서 기억은 잘 안나네요
수술 할 때 마취를 분명히 했었는데 전 몸부림과 소리를 지르고
통증을 많이 느꼈던 걸로 기억합니다
수술 시간은 짧았지만 회복 하는 내내 몽롱하게 반 수면 상태였었고
당시 남자친구는 제 옆에서 저를 많이 보살펴 주었어요
저보다 남자친구가 그땐 많이 울었어요
저는 지우려고 결심하기 전에 많이 울었구요
아마도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 아이한테 미안해서 많이 울고 많이 무서웠고
많이 속상했어요 그 이후로도 그남자친구와 2년을 더 연애하고
다른이유로 헤어졌어요
전 그 이후 저에게 이런일은 두번 다시 없으리라고 믿었고
그럴줄 알았습니다

지금 저는 30살입니다
어제 두번째 중절 수술을 했고 10년이 다되어 가는 첫번째 경험은
병원에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이라고 했어요
굳이 제가 두번째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고
같은 병원도 아니였으니깐요..
남자친구는 모르고 이미 헤어졌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알고 있어요
보호자로 동반 할 수 없고 남자친구도 아니니깐 없다고 한거죠…
흔히 말하는 잠자리만 하는 그런 관계 였어요
그냥 가끔 술한잔도 하고 맛있는것도 먹고
하지만 연인은 아닌 그런 관계
(유부남은 아닙니다 각자 혼자 에요)
혼자 임신 사실을 알았고 혼자 병원을 찾았고 수술을 결심하고
이틀뒤 연락이 됬어요 그래서 말했어요
임신이라고 지금 정확하지 않지만
10주 정도 된것 같다고 주말에 수술하러 갈꺼라고요
많이 미안해 하더라구요
그 결정을 하려는 모든 순간에 혼자 있게 해서
미안하다고 수술 할 때도 같이 갈 수 없어서 미안하다고
해 줄 수 있는게 수술비용을 내주는 일 밖에 없다고
전 오히려 그게 내아이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냐 난 모르겠다
하고 모르쇠로 굴고 모질게 말하면
저는 너무 무너져 내릴것 같았거든요
다행이 그런 반응이 아니여서 정신적으로 그렇게 상처 받지 않았어요
어제 글에도 말했듯이 생각보다 아이가 많이 자라 있었어요
10년전에는 질초음파로 아기집을 확인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주수가 좀 있어서 그랬는지 바로 복부 초음파를 봤어요
11주 7일 12주를 다 채워서 갔더라구요
절망적이였어요 초음파를 보고 수술을 안해준다고 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가슴이 너무 뛰었어요
출산 계획은 전혀 없냐 물어보시는데
전혀 없다고 고민 없이 말했어요
첨에 다음주 평일에 날짜를 잡고 와야 한다는데
전 그렇게 연차를 쓰고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어요
일단 원장님 방을 나와서 데스크에 있던 선생님과
상담을 다시 했어요 주수가 너무 많다 약을 먹고 기다려야 하는데
일찍 왔어야 했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빌었어요
뭐 무릎 꿇고 빌거나 그러건 아니구요 그냥 진상 환자 였을거에요
제발 해달라고 하루하루 지나면 점점 더 커질거 아니냐고
그럼 더 위험해질거고 평일에 도저히 시간이 안되서 주말에 온거라고
제발 해달라고 그래서 기어코
토욜에 처음 초음파를 보고 당일 수술을 했습니다

이미 경험을 했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 후이기도 하고
그때와 같은 주수가 아니였기에 여기서 후기를 많이 찾아봤습니다
자궁경부 여는 약을 넣을때 많이들 고통스러웠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약을 넣을때보다 질을 열어서 고정 하는 그 기구가 더 아팠어요
약을 넣을때도 통증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약을 넣고 나서는
골반이 많이 뻐근하고 허리 통증이 좀 있었어요
약 넣고 나서는 좀 누워 있으라고 하셔서 누워 있었네요
삼사십분 정도 누워 있다가 회복실 같은 곳으로 올라갔어요
약을 총 네번 먹었는데 시간마다 나눠서 먹었고
회복실 가서는 수액을 일단 맞고 쉬고 있었습니다
수술 하러 가기전에 화장실을 한번 다녀오라 해서 다녀왔고
수술실에 들어가서는 팔 다리를 묶고 원장님을 잠깐 기다렸어요
기다리는 동안 수술 후 생기는 몸의 변화에 대해서
간호사 선생님이 자세하게 설명 해주셨어요

—주수가 좀 있다 보니 피의 양이 좀 많이 나올수 있다
생리처럼 나올 거지만 생리랑은 좀 다를거다 2-3주 정도
나오다 안나올수도 있고 조금씩 묻어나는 정도로 나오다가
끊기기도 하고 갑자기 많은 양이 나올수도 있으니
안나온다고 생리대를 빼지말고 계속 하고 있어야 한다
입덧이 있었으면 천천히 사라질거다 3-4일 정도는
울렁거리고 입덧의 증상이 남아 있을 수 있고
가슴 뭉침이나 이런것도 서서히 괜찮아 질거다
복부에 통증이 있을 수 있는데 생리통 정도의 통증이다
병원에서 주는 약 외에 진통제를 추가로 먹어도 괜찮다
생리는 4-8주 후에 할건데 한동안은 양이 많을 수도
아주 적을수도 있는데 이건 사람마다 다르다
한달이내 임테기를 할경우 몸에 남아있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두줄이 나올수 있다——

이런 설명을 해주셨어요 설명이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래서 최대한 자세하게 남긴거에요
저는 복부 초음파를 보면서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 하는 동안은 수면 마취를 해서 잘 모르지만
마취에 들어가기 전에 배위에 초음파 겔을 짜고
초음파 기계를 셋팅 하시더라구요
마취약을 넣기 전에 숫자를 세라고 하셔서 숫자를 셌는데
다른 분들 후기를 보니 하나 둘 셋을 세기전에 잠드셨다고 하던데
저는 주사 놓기전부터 숫자를 세서 열까지 다 세고
다시 숫자를 세기 시작하면서 다섯이 넘어가기전에
몽롱 해지더니 잠에 들었습니다 정말 전혀 안아팠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첫번째 수술할때는
마취가 덜 들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마취가 깨고 어떻게 수술대 위에서 내려왓는지 잘 모르겠어요
회복실로 어지러워 하면서 부축을 받아 걸어갔던건 생각이 나는데
수술대 내려온건 생각이 안나네요
아주 큰 패드와 제 속옷은 입혀져 있었어요
전 금욜 저녁부터 금식했는데요 물도 아주 최소한으로 먹었어요
부축 받아 회복실에 누웠는데 마취가 깨니 목이 너무 마르더라구요
어지러운데 수액 들고 벽을 짚어서 간호사 선생님 한테 갔더니
아주 많이 놀라시면서 아니 이렇게 어지러운데 왜 일어났냐고
물 가져다 주겠다고 다시 부축해서 침대에 눕혀 주시고 물도
떠다 주셨어요 여러분은 일어나지 마세요 그러다 쓰러져서
어디 머리라도 박으면 아주 큰일나요… 무튼 그렇게
40분 정도 수액을 맞는데 첨에 맞던 수액은 투명 했는데
수술 끝나고 나니 노란색이더라구요 수술 끝나고 비타민 추가로
넣어주셨더고 하셨어요 그렇게 한참을 맞고 주사를 빼러
간호사 선생님이 오셨어요 배는 어떻냐고 하셨는데
전 생리통 같은 묵직한 통증이 좀 느껴졌고
수액 다 맞을 때쯤엔 복부 통증은 점점 사라졌습니다
수액 바늘이 좀 커서 그랬는지 지혈을 직접 해주시더라구요
저도 모르게 콘돔 피임을 해서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서 임신일거라
상상을 못했다 그렇게 말했더니 지혈해 주시면서 이야기 하시길
정관수술을 해도 풀려서 임신이 되고
배꼽수술이라고 하는 나팔관을 묶는 수술을 해도
임신은 될 수 있다고 하물며
콘돔으로 하는 피임이 백프로는 아니기에
항상 가임기 여성이라면 의심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수술은 잘 됬다고 하시면서 원래 이렇게 늦게까지 하는건 아니지만
이렇게 맘 먹었을때 하는게 맞는거라고 앞으로 더 좋은사람 만나라
하셨어요 퇴근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 많이 죄송했어요…
제가 계속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하니깐 괜찮다고 하시더라구요
병원에서 나갈때는 찬바람 맞으면 안된다고 옷도 여며 주셨네요
택시 불러서 집에 가는데 마취의 후폭풍인지
택시 안에서 토할 뻔 했어요
갑자기 식은땀이 나고 울렁거리더라구요
다행이 집에 잘 도착 했는데 집에서 옷갈아입고
생리대로 패드 교체하고 누웠더니 얼마 안있다가 잠이 들었네요
한두시간 자고 일어나서 죽 먹고 병원에서 준 약 먹었어요
평소 자던 시간에 자고 일어났더니
어지럽던 머리와 울렁거림도 사라졌네요
전 지금 배도 아프지 않고 골반과 허리에 약간의 통증
근데 이것도 곧 사라질것 같아요
가슴 단단하던 것도 많이 풀렸고
무엇보다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입덧으로 한달 반을 음식을 제대로 못먹었거든요

후기를 쓰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전 수술후 마음도 몸도 많이 편해지고 있어요
아니 어쩌면 마음은 정말 많이 편해졌어요
키울수도 없는 아이를 뱃속에서 계속 자라게 했다면
전 계속 부정적으로 나쁜 생각만 했을 것 같아요
몸은 천천히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거니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몸과 마음에 난 상처 모두 빨리 아물기를 바라요
궁금하신거 있으면 쪽지 주세요
오늘 자정까지 어플 남겨두고 답변 해드리고 지울게요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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