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5주차 중절 수술 후기

230311
3 년전
21살 대학생이에요.
3월 11일 아침에 임테기로 뚜렷한 두줄 확인했고, 당일 바로 부산 서면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피검사를 했어요. 일이 있어서 결과만 보내달라하고 나왔고 수치 1358으로 임신 맞다는 전화를 받았어요.
부산 거주중이고, 후기랑 금액 찾아보고 3월 16일에 창원에서 수술하기로 결정 했어요. 원래는 14일쯤에 시간 비워서 가려했는데, 너무 일러서 아기집이 안 보이면 다음에 다시 수술하러 와야 할 수도 있다고 조금 더 있다가 오라고 하셨어요. 수술일이 아마 5주차가 조금 넘었을 거에요.
수술 이틀 전 아침부터 속이 안 좋아서 토를 했어요.
당일엔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대로 2시까지 포카리 (토해내긴 했지만..) 마시고 3시부터는 금식했어요.
남자친구가 운전해서 같이 가줬고, 차가 밀려서 예약 시간에 조금 늦을 것 같아서 전화했더니 괜찮다고 천천히 오라고 해주셨어요.
의사 선생님이랑 간단하게 상담을 마치고, 치마로 갈아입고 진료실에서 질초음파 먼저 보고나서 안에 뭘 넣는 건지 소독을 하신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프진 않았어요.
진료 끝나고나서는 남자친구도 불러서 같이 상담을 하고, 상담실에서 지불 부탁하셔서 현금으로 드렸어요. 영양제 포함 수술 60 + 자궁유착 방지 10 총 70만원 드렸어요. 소파, 흡입, 약물 중에 흡입 수술로 진행할 거라고 설명해주셨어요.
까먹고 목걸이 차고 있다가 상담중에 의사 선생님께서 수술 전에 목걸이 빼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귀걸이는 괜찮대요.
초음파 사진 궁금했는데 굳이 보지마라고 먼저 말씀하셔서 그냥 안 봤어요.
다시 진료실에 들어가서 안내해 주시는대로 치마로 갈아입고, 속옷에 생리대 붙여서 얹어뒀어요.
간호사 선생님이 정맥 라인잡고 수액 연결해주셨고, 팔다리 묶어주셨어요.
조금 있다가 의사 선생님 들어오셔서 질초음파 보시고 복부초음파 보셨어요. 그러고 안에 또 뭘 넣는건지 소독을 하는 건진 모르겠는데 조금 아프고 불편해서 눈 꼭 감고 참았어요. 간호사 선생님께서 말씀은 안 해주셨지만 마취약을 넣어주셨고, 그대로 잠든 것 같아요.
간호사 선생님께서 저를 깨우시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다가 점점 제대로 들리더니 깼어요. 바로 안 깼는지 두드리고 계셨어요. 일어나 볼 수 있겠냐며 부축해주셔서 비틀거리면서 부축받아 회복실로 갔어요. 속옷은 입혀진 상태였어요.
회복실로 걸어가는 그 짧은 몇걸음 사이에 오한이 들고 몸 전체가 덜덜 떨리기 시작했어요. 아파서 자꾸 몸을 베베 꼬게 되고, 하염없이 신음소리와 눈물이 나왔고 소리내서 울었어요.
원래는 시간 조금 지나고 보호자 불러주시는데 제 상태가 안 좋아서 침대에 눕히자마자 바로 남자친구 불러주셨고, 수술 하시는 분들중에 아주 가끔 이렇게 떠시는 분이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손이 너무 새하얘지고 차가워서 남자친구한테 팔, 손, 다리 계속 주물러주라고 하셨어요. 수술 후 깬 순간부터 다 기억나서 남자친구랑 얘기하다가 중간중간 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께서 들어와서 상태 확인하고 가셨어요.
혈기도 조금 돌아오고 눈물도 멈춰서, 의사 선생님께서 일어날 수 있으면 천천히 일어나보고 안되겠으면 더 쉬다 가도 괜찮다고 해주셨어요. 저는 바로 일어나서 집 갈 준비 했어요.
다시 남자친구랑 상담실에 가서 피임 관련 충고를 듣고, 수술 후 회복 얘기를 한 후에 3주 뒤 방문할 수 있으면 다시 와서 수술 잘 되었는지 확인하면 좋고, 정 못 오겠다 싶으면 부산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테니 연락하라 하셨고, 잘못된 것 같은 게 있으면 언제든 전화하라 하셨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아기집도 작은 상태였던 데다가 아기는 아직 생기지도 않았었다며, 아기를 없앤 게 아니라는 말씀을 몇번이고 해주셨어요. 마음을 덜 아프게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수술 한 다음 날인 오늘, 속도 안 울렁거리고 나름 괜찮아요. 다친 마음은 제 몫이니까 잘 추슬러볼거에요. 다들 몸도 마음도 많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조회 1257
  • 댓글 29
  • 토닥 8
  • 저장 2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