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6주 당일수술 후기

2 년전

안녕하세요. 좋지 않은 마음과 좋은 마음으로 글 올려봅니다. 우선 저는 20대 초반입니다. 10/8일 생리, 11/20일 생리를 했습니다.

12월에 생리를 안하길래 계속 불규칙 했었으니 곧 하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러다 12/25일에 남자친구와 이별했습니다.


서로 깔끔하게 정리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힘든 상태였습니다. 매일 술을 먹고 매일 흡연을 했습니다. 

저는 원래 마음이 지치고 힘든 상태에는 입맛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와 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입맛이 더 돌았던 거 같아요. 

생리도 안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1/3일에 임테기를 샀습니다. 무서워서 미루다 1/5일 일어나자마자 화장실 가서 임테기를 했어요. 

하자마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진한 두줄이 보였습니다.


머리는 새하얘지고 눈물은 쉴 새 없이 나왔습니다. 혼자 몇십분을 울다가 결국 전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울면서 임신 한 거 같다고 전했어요. 

몇주차인지 확실한 건지 확인하기 위해 바로 산부인과를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전남자친구와 저의 집은 2시간 정도 거리가 있고 일을 간다길래 어쩔 수 없이 혼자 가는 상황을 마주했어요. 

너무 무섭고 온 몸이 떨리고 계속 눈물만 나오지만 금요일인지라 다음날은 주말이여서 

오늘이 가장 적합하다 생각한 저는 눈물 꾹 참고 운전을 하고 병원을 갔습니다.


대기시간 가장 짧은 산부인과를 찾아 갔는데 상담 같은 건 받을 생각도 없었고 임신 확인 여부랑 맞다면 주기가 어느정도인지 확실히 알고싶어 방문했던겁니다. 

가자마자 바로 접수하고 소변 보래서 보고 진료실?로 들어가 치마로 갈아입고 속옷은 벗은 뒤 굴욕의자에 앉았습니다. 

남자선생님이셨습니다. 질내초음파를 진행하려는 것처럼 보였는데 설명 하나 해주지 않았고요. 

제가 떨고 무서워서 눈물 나오는데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저질러놓고 뭘 우냐 였습니다. 그 말 듣고 정말 계속 당황했습니다. 

세상엔 아직도 저런 단어를 택하고 표현하는 사람이 있구나 했습니다. 그 말은 너무 상처였어서 원망 되었어요. 

솔직히 처음엔 맞는말씀 하신 거 같았지만 생각을 하면 할 수록 저질렀다 라는 무식한 단어선택 그리고 제가 우는 이유를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선생님이 많이 미웠습니다. 

어찌저찌 진료실을 나와서 5주차 3.4일이다 라는 말씀을 들었고 사진 받고 엄청 울었습니다. (36,000 나왔습니다.)


그렇게 병원을 나와서 전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 설명 하고 일을 1/10일에 쉰다길래 그 전까지 서로 병원 알아보다 예약하자 라는 대화로 끝을 냈습니다.

매일 울며 보내 지내다 토닥톡이라는 앱을 찾게 되었고 생각보다 엄청 유용했어요. 후기톡 보면서 위로가 되고 있는 저를 보면서 신기했고요. 

여기저기 찾고 전화할 필요 없이 병원톡에 다 나와있어 너무 다행이었습니다.


1/10일 12시 예약으로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먼저 진료실로 들어가 굴욕의자에 앉아서 질내초음파 검사를 했습니다. 물혹? 같은 건 없는지도 확인해주시고 염증은 있는지 없는지도 확인 하셨습니다. 끝나고 바로 상담실로 들어갔어요. 우선 6주차라고 말씀 하셨고 물혹이나 다른 특이사항은 없으시다, 하지만 질염이 있으셔서 아플 수도 있다 라고 하셨습니다. 10분 이내로 끝나는 짧은 수술이다, 보호자 같이 왔냐, 동의도 된거 맞냐, 오늘 바로 진행할 거다 라는 말씀으로 끝내시고 대기했습니다.


이름이 불려 다른 상담실로 들어갔습니다. 간호사분께서 약 두알 주시면서 엄청 소량의 물로 삼키고 화장실 가서 소변 보시고 생리대 차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수술 후 관리에 대해 설명했고 사인 했습니다. 기록 안남기 원하시면 현금 필요하시다 하셔서 바로 전남자친구가 출금하러 갔고 와서 수술비용, 유착방지제, 영양제 포함 모두 95만원이였습니다. 초음파?랑 진료비는 따로 74,400원 냈습니다.


약 먹고 회복실에 원피스로 갈아입고 혼자서 누워있었습니다. 전남자친구는 회복실 대기실?에 대기했고 누워서 폰 하는데 갑자기 배가 미친듯이 아팠어요. 화장실 가고 싶은 느낌도 있고 생리통 느낌도 있었습니다. 간호사 호출을 했는데 약 때문이라고 설사 유발할 수 있다 화장실 가고싶음 다녀오라고 하셨어요. 갔는데 배에 힘을 줄 수가 없을 정도로 아파서 어쩔 수 없이 회복실에 누워있는데 전기장판 세게 틀고 가만히 있으니 좀 괜찮아졌어요. 한 50분쯤 지났던 거 같아요. 간호사님 오셔서 저를 데리고 수술실에 가서 굴욕의자에 앉아 팔 다리 다 묶었습니다. 처음엔 간호사님이 너무 틱틱 대셨는데 의사쌤 들어오시기 전까지 민망할까봐 그랬는지 담요로 밑에 가려주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어요. 링겔 꽂으려 주사 넣는데 그 주사가 너무 아팠어요. 제가 엄청 떨려서 눈물도 나오고 손 발 다 엄청 떠니까 간호사님께서 계속 심호흡 하라고 하셨고 의사쌤 오셔서 저한테 바로 눈 감으라고 하셔서 못봤지만 링겔쪽에 수면 마취 넣으시는 거 같았어요. 갑자기 엄청 어지럽고 뇌가 뜨거워지는 느낌..? 2초쯤 뒤 기억이 아예 끊겼어요.


누가 깨우시길래 뭔가 했더니 끝났다고 하셨어요. 마취도 덜 풀리고 눈물은 계속 나왔고 회복실로 간호사님께서 부축 해주시며 간신히 걸어갔어요. 생리통느낌으로 배가 너무너무 아팠고 뭔지 모를 감정에 눈물이 계속 났어요. 회복실에 누워서 1분 지났나 전남자친구가 들어왔고요. 마취 덜 깨서 울면서 약간 헛소리 했던 거 같아요. 전남자친구가 링겔 쪽 손 잡고 눈물을 닦아줬어요. 그렇게 10분 정도 지나고 갑자기 잠이 쏟아져서 잠 들었다가 다시 깼는데 배 아픈 건 조금 나아졌지만 그래도 계속 아팠습니다. 그리고 마취도 거의 다 깨서 정신 차리고 보니 자괴감도 들고 죄책감도 들고 괴롭고 미안하고 그런 감정들로 인해 또 10분은 울었습니다. 그러다 또 잠이 들었고 깨니 영양제를 다 맞아서 물도 마시고 화장실도 갔어요. 괜찮으면 가라고 하셨는데 솔직히 저는 배가 아프긴 했지만 전남자친구랑 계속 같이 있고 싶지도 않았고 집에서 쉬고 싶었어요. 그래서 병원을 나와 약 처방(5,700원)하고 운전해서 집으로 갔어요.


퇴원 직후는 죽이 좋다고 하셔서 죽이랑 면역력 많이 떨어져 단백질 챙겨 먹으라는 말도 들었던 거 같아서 계란후라이랑 참치캔이랑 김치랑 해서 죽 먹고 약 먹었습니다. 여기까지 배는 계속 아프긴 했어요. 생리통처럼 좀 괜찮아지나? 하다 갑자기 아프고 아 그리고 원래 제가 추위를 많이 타지만 수술 끝나고부터 집 와서 약 먹기까지 내내 엄청 추웠어요. 누워있다 화장실 가서 설사 한번 하고 배가 좀 괜찮아졌어요. 그래서 크림빵도 먹고 귤이 자궁에 좋다길래 감귤주스 마시고 누워있습니다.


수술 후 치료는 2~3회 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추가 비용같은 건 없다고 하셨고 첫 생리는 4~6주 후에 할텐데 첫생리 끝나고 나면 검진? 받으러 와야 한다고 하셨고 그건 추가 비용 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출혈량은 사람마다 다 다르지만 저는 좀 있는 편인 거 같아요.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얘기는 한평생 남얘기일 줄 알았는데 제가 그 당사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정말 피임 잘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솔직히 냉정하게 말하자면 준비 되지도 않았고 전남자친구랑은 헤어졌고 어리고 돈도 넉넉하게 없다면 수술하는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죽을 거 같이 힘들고 매일을 울고 죄책감에 후유증이 생겨도 생명이 생긴 아가들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지만 저희는 피임도 수술도 모두 직접 선택하잖아요. 그만큼 대가를 받고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것 저것 다 중요하지만 내 자신도 너무나 소중하잖아요. 다른 것 보다 일단 나 자신부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부디 모두 짧게 슬퍼하고 짧게 힘들다 우리의 인생 또한 소중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가면 좋겠네요. 후기로 많은 위로를 받은 제가 쓰는 후기 또한 100명 중 한명뿐이라도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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