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24주 울산 삼산 수술 후기입니다
토닥톡에서 병원정보, 수술후기 등 도움받은 게 너무 많아서 저도 제 경험 나누어 드리고 싶은 마음에 몇 자 써봤어요
병원 이름 궁금하신 분은 댓글 남겨주시면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우선 수술 전날에 전화(포털사이트에 나와있음)로 예약해서 수술 방식이랑 대략적인 비용 안내받은 다음
수술 당일 1시 30분에 동의서 쓰고 처음 진료실 들어갔는데
보통은 9시 딱 맞춰서 내원->다음날 아침 퇴원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보호자 동의는 유선상으로 확인하는 것도 안되고 꼭 직접 방문해서 동의서에 이름, 주민등록번호 적고 지장 찍어야 하는 게 병원 방침이었어요
진료실에서 간단하게 초음파 검사로 주수만 재확인하고 밖으로 나와서
수술비랑 기타 비용들 다 합쳐서 총액 260 지불한 다음
다시 진료실 들어가서 질에 뭘 이것저것 많이 넣었는데 아프진 않았어요
이제 치마 입은 상태 그대로 침대로 가서 다리 벌린 자세 취하고(박테리오파지를 침대에 눕힌 느낌) 이불덮고 있다가 5시 되어서 3층 입원실로 올라갔습니당
6시즈음되면 저녁을 배달 또는 포장해와서 병실 내에서 먹으면 되는데
저는 7시부터 조금 아프기 시작했어요
8시에 보호자는 돌아갔고 혼자서 팟캐스트 세 편정도 듣고 나니까 늦은 밤이 됐는데
그때부터 새벽까지 거의 한 시간 간격으로 먹는 약, 엉덩이 주사 맞으면서 신호 기다렸던 것 같아요
중간중간에 계속 화장실로 가서 시도하다가 도~저히 못하겠어서 침대에서 쉬고 간호사님 오셔서 약 먹거나 주사 맞은 다음 다시 시도하는 것만 계속 반복했어요 ㅠ
그러다가 4시에 또 실패하니까 수술실로 가서 양수 터트리고 약 넣고 침대 와서 누웠는데
한 10분 지나니까 진짜진짜 춥더라구요
전기장판 온도 최대로 하고 이불 두 개 덮고 히터도 틀고 할 수 있는 건 다 하면서 버텼습니다
근데 너무 따뜻하니까… 순간 정신을 잃고 잠들었는데 제 느낌상 이때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병원에선 원래 양수 터진 후 1-2시간 안에 배출까지 끝나는 게 보통이라고 그러셨는데
쿨쿨 자느라 그 타이밍을 놓친 느낌..?
정신차리려고 가서 억지로 힘도 줘보고 했는데 잘 안됐어요 ㅜ
그렇게 그냥 아침을 맞이했고
그때부터 끝날 때까지 거의 한 시간에 한 번씩 질에 알약 넣고 약간 아픈 것 같은 느낌만 들면 화장실 가서 시도하고 그랬는데
저는 계속 배가 크게 아프지도 않고… 평온한 상태만 지속돼서 더 힘들었어요
이때쯤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마음정리가 안되면 낙태방지호르몬이 나와서 제대로 수술진행이 안 된다고 마음을 놓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마음정리 안 됐던 게 맞는 것 같아요.. 변기에서 시도할 때 힘을 밑에만 주는 게 아니라 주먹 쥔 상태로 배를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게 하시는데
바보같긴 하지만 저는 그게 너무 아프고 무서웠어요…
아무튼 3시 지나고 나서 이제는 진짜 시도해야 할 때라고 하셔서 계속 억지로 힘주러 가고 다시 누워서 쉬고 하니까 정말로 온몸이 지치더라구요
담당 간호사님은 바닥을 구르고 옆사람 머리 쥐어뜯을 정도로 아파야 나오는 거라고 계속 말씀하셨는데
저는 5,6시부터 본격적으로 아프고 그전까지는 정말로 참을만했어서
다른 후기 보면 금방 끝나는 것 같던데 나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 왜 남들처럼 안 아플까 고민하면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누워서 기도했어요 ㅠ
살면서 제 몸이 아프길 바랐던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네요
4시부터는 갑자기 오른 열 낮추려고 물수건 얹고, 겨드랑이에 아이스팩 낀 상태로 기다렸구
(수술에 영향 줄 수도 있어서 해열제는 다 끝나고 맞자고 하심 ㅠ)
열 내리자마자 배가 엄청 아프기 시작했어요
6시에 이제는 진~짜로 나올 때라고
한 번 힘주러 갔다가, 저녁 두 입 정도 먹고 아파서 다시 누웠다가, 또 힘주러 갔다가 너무 고통이 커서 다시 누웠는데
누워서 다리 벌리고 있으니까 밑으로 뭐가 나오는 느낌이 들어서 급하게 바로 화장실로 가서 쏟아냈어요
그 자리에서 탯줄만 자른 다음 수술실로 이동해서 태반 꺼내고 질 안쪽 정리하고
끝났다는 후련한 마음으로 병실 가서 대기했어요
이때 항생제도 같이 맞았고
마침 보호자도 딱 좋은 타이밍에 도착해가지구 침대에서 같이 간단하게 저녁 먹고 누워서 쉬다가
8시정도 되었을때 주사바늘 다 제거한 다음 다시 수술실로 가서 질에 주사맞고 사흘동안 먹을 약 받고 나니까
드디어 정말로 다 끝났습니다
여러분은 아마 저만큼 오랜시간 고생할 일은 없으실 건데
수술 전이 제일 두렵고 무섭지
막상 겪어보면 그렇게 아프거나 힘들지 않으니까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보다는 눈 한 번 딱 감고 바로 뛰어들어 보는 게 어떨까요
조금은 힘들더라도 이번 고비만 지혜롭게 넘겨서
우리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남은 삶 잘 꾸려나가보아요
파이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