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기다리고 기다리던 임신이었는데 7주차에 수술했

1 년전
어릴때부터 가정 환경이 좋지 않았고, 그래서 빨리 내 가정 꾸리고 사는게 진짜 꿈이었습니다..
신혼 1~2년 즐기고 애기 가지고 빨리 키워서 노후엔 남편이랑 여행도 다니고 하는게 최종 목표이자 꿈이었구요.

근데 노력해도 안되는게 임신이더라구요..?
주변에서는 둘째 가졌다, 임신했다 이런 소식들이 계속 들려오는데
저희 부부는 진짜 노력을 많이 했는데도 임신이 안됐어요.
그래서 반 포기 상태로 의도치않게 딩크족이다 합리화시키면서 살아왔습니다.

근데 진짜 마음 편하게 먹으면 찾아온다고..
정말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가가 찾아와줬어요
생리를 안해서 임테기 해보니 두줄 떴고 4주차에 알았습니다

문제는,, 바라고 바라던 애기가 안생기고.. 그러다보니 서로에게 좀 소원해진 부분도 있었고
남편의 여러가지 문제들로 인해 이혼을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서로 아예 마음이 떠난 상태였구요

임신을 알게 되고 진짜 주변에 말도 못하고 친정부모님께도 말 못하고
혼자 일주일을 울면서 보냈던거 같네요..

어떻게든 남편과 관계를 회복시켜서 가정을 잘 가꿔나가야 할지,,,
아기를 지워야할지,,

제가 결혼하면서 회사를 그만 둔 상태였기 때문에
당장 혼자 아기를 낳아서 키우기엔 능력이 없어서 진짜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조금씩 알바하면서라도 돈을 모을까 생각도 했지만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더라고요....

아가가 조금만 일찍 찾아와 주었다면,, 우리 가족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었을텐데 싶기도 하고..
아무튼 남편한테 얘기는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은 꺼냈고,
남편에게 돌아온 말은 지우자였습니다
저도 어느정도 생각은 했던거지만.. 상대방에게 그런말을 들으니 진짜 화가나고 슬프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이 복받쳐오르더라구요

3주를 고민하다가.. 지난주에 아기 보내고 왔습니다....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아기를 위해서도 저를 위해서도 지우는게 낫겠다 생각했어요..
물론 저의 합리화된 생각이겠죠..

수술하러 혼자갔고 마음도 몸도 성치 않네요
참..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 일어난 일들이 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어요
아기한테 너무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지켜내지 못해서.. 앞으로도 엄마 될 자격은 없겠구나 싶네요

내 몸 아픈건 둘째 치고 속이 문드러집니다
병원에서는 선생님들이 다 챙겨주시고,, 말 걸어주시고 하니 내가 괜찮은가..? 생각했는데
수술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혼자라는 생각, 내 아이를 내가 버렸다는 생각 등등.. 숨이 막힙니다

수술을 해야할지 말지 진짜 고민하고 맘 고생 많이 했는데 수술비는 고작 백만원도 채 안 들었네요..뭐 이렇게 허무할까요
수술은 잘 끝나서 저만 잘 회복되면 되는데 맘처럼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토닥톡 글들 보며 많은 위로 받았고, 꺼내기 힘든 얘기이지만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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