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주차 2일 흡입술 후기(장문)

1 년전
안녕하세요! 짧은시간이었지만 임신인 걸 알게 된 후 거의 여기 글은 다 읽어보면서 많은 도움을 얻었기에 저도 중절수술 후기를 남기려고 합니다.

생리 주기가 정확한 편인데, 예정일이 지나고 5일?동안 생리를 안하길래 혹시나 하는 맘에 임테기를 샀고, 22일 금요일 오전에 임테기를 해보았더니 소변이 스며들자마자 선명한 두줄이 나왔습니다. 원치 않은 임신을 확인하신 분들의 마음과 감정은 다 비슷할 거라 생각해 감상적인 부분은 일단 생략하겠습니다. 아직 대학생이어서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고 남자친구와 저 둘 다 경제능력도 부족해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바로 엄청난 서치에 들어갔고, 토닥톡이라는 커뮤니티를 알게되어 가입하고 많은 후기들을 읽어보았습니다. 병원도 검색과 추천 끝에 두 군데로 추렸습니다.
하나는 양재의 1병원, 하나는 아차산의 2병원이었습니다.

양재의 1병원은 양재역 4번출구, 남자의사가 있는 곳이고 모든 비용을 합쳐 7주차 이내라면 60만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차산의 2병원은 아차산역 3번출구, 여자의사가 있는 곳이고 6주차 이내면 수술/영양제 등 비용 59만원, 자궁유착방지제 별도 12만원이었습니다.

1병원과 2병원 모두 카톡상담 및 전화상담 해보았고, 둘다 신경 잘써주겠다 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1병원은 묘하게 츤데레 느낌이었고(말투가 차가운 느낌), 2병원은 제 감정에 공감해주시고 걱정을 많이 덜어주셨습니다. 남자의사/여자의사의 차이도 커서 2병원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카톡으로 25일 월요일로 예약을 잡고, 어제 남자친구와 함께 병원에 방문하였습니다. 병원에는 사람이 꽤 많아서 당황했고, 남자친구랑 온 사람이 저 말고 1분밖에 없어서 조금 민망했습니다.. ㅠ 방문 후 순서는 1차 상담 - 진료 - 2차 상담 - 수술 - 회복 순이었습니다.
1차 상담때는 임신을 어떻게 확인했는지, 마지막 생리 시작일, 임신 증상, 약물 알러지나 천식 질환 유무 등을 질문 받았고, 착실히 대답 후에 나와서 또 대기하였습니다.

진료때는 초음파를 혼자 보기가 싫어 남자친구와 함께 들어갔는데, 초음파는 저 혼자 보는거더라구요.. 쫌 당황했습니다. 남자친구는 진료실 의자에 앉혀두고, 혼자 옆에 연결된 초음파실로 들어갔습니다. 바지와 팬티를 벗고 치마를 입고 굴욕의자에 앉았습니다. 여기서 또 놀란게 제가 막연히 생각했던 임신 초음파는 배에다가 그 크림 바르고 보는 건줄 알았는데 질에 삽입해서 보는 거였습니다... 초음파 때의 느낌은 아프진 않고 뒤적거리기에 약간 불편하긴 합니다.

초음파를 보니 아기집이 새까만 타원형으로 바로 있더라구요. 착상 위치가 좋다고 하셨고 제가 볼 때는 아기집이 비어보였는데 오른쪽 아래 구석에 진짜 보일랑 말랑??한 점을 가리키며 이게 아기라고 하였습니다. 수술하려고 오신거니까 소리는 따로 안들을게요, 하며 넘어가셨고 생리는 5주 3일 되었는데 아기집 크기로 보면 6주 2일이라고 하셨습니다. 배란이 빨리 된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임신 확인날이 저번 달 생리 시작일 기준으로 딱 5주차 되는 날이었고, 3일 뒤 수술 예정이라 6주차가 넘어갈 줄은 몰랐는데, 6주차가 넘어갔더라구요...(2병원에서 6주차 초과면 수술비용에서 10만원 추가됩니다.. 결국 1병원보다 21만원 더 비싼 셈이지만 후회하진 않습니다)

저는 초음파 시간이 사실 많이 걱정되었는데요, 임신이 오래되었으면 어쩌지, 태아 형상이 너무 뚜렷하면 어쩌지 부터... 임신이 아니었다면 어떡하지(?) 까지 걱정이 많았는데, 의사선생님께서 제가 어떤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말을 빨리빨리 해주시고 후딱 넘어가셔서 다 보고 난 후에는 그냥 얼떨떨하기만 했습니다(일부로 그런 식으로 정신없게 넘어기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초음파를 다 보고 진료실로 넘어와서 남자친구와 함께 진료를 받았습니다. 초기라서 안전하게 흡입술로 진행된다며 3분만에 끝나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하셨고, 산후조리같이 할 필요도 없다며 오히려 다음날부터는 좀 많이 움직이라고 하셨습니다. 대부분 저를 안심시키시는 말로 진료를 끝냈고, 다시 나와서 2차상담을 하였습니다.

저에게 사용할 수술기구 팁과 자궁유착방지제를 포장된 채로 보여주시며 설명해주셨고, 자궁유착방지제는 수술 끝나고 제가 잠들어있을때 넣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6주차가 넘어가서 비용은 수술,영양제 해서 69만원 자궁유착방지제는 12만원 해서 81만원이라고 설명 받았고, 수술 관련 동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술실 cctv는 굳이 촬영하지 않는데 촬영을 원하는 사람만 해드리고 있다, 근데 적나라하게 나오기도 하고 대부분 씨씨티비 필요 없다고 하신다며 씨씨티비 촬영을 굳이 하지 말라는 강요...?권유...?가 있었습니다. 순간 수술하다가 잘못되면 어쩌지 씨씨티비 필요한거아닌가... 생각이 무수히 스쳐지나갔지만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 거에 아뇨! 촬영하겠습니다! 할 성격은 못되어서 미촬영으로 체크하였습니다. 이 병원 가실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그리고 수술 후 주의사항을 읽어보고 촬영한 뒤 나와서 수납하였습니다. 남자친구 체크카드로 하였고 주차권과 처방전을 주시고 보호자분이 저 수술하는 동안 처방받아오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남자친구가 처방 받아왔고 약값은 2만5천원 정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수술을 준비했습니다. 상의도 두꺼운 옷 하나보다는 이너 반팔 꼭 입으시길 추천드립니다! 팔에 링겔도 꼽고 혈압도 재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아래는 다 벗고 치마를 입고 나와서 수술실 간호사 분을 따라갔습니다. 입고 온 팬티만 챙겨 오라고 해서 가서 간호사분께 드렸습니다. 수술실 간호사분들은 2분이셨는데 모두 여자시고 상담실장님이나 진료실간호사 분들에 비해서는 중년 나이대셨는데 정말 엄마처럼 친절하시고 따뜻했습니다.

아무튼 수술실 들어가서 굴욕의자에 다시 앉은 뒤, 팔다리를 묶으셨습니다. 그리고 팔에 링겔을 꽂으셨는데 제가 주사나 채혈 등 바늘은 진짜 안아파하는 편인데 이 링겔이 맞은 바늘중에 젤 아팠고 두꺼운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수액을 아예 처음 맞아봐서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산소마스크를 채워주셨고, 곧 있다가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셨습니다.(하얀색 천장과 천장에 티비가 있었는데 티비에는 뭐가 나오는지 기억이 안나고 그냥 그 천장을 보며 눈물이 줄줄 흘렀던 기억이 납니다...)
간호사분께서 이제 마취를 하겠다고 하셨고, 의사선생님은 초음파부터 볼텐데 바로 잠들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팔 뻐근해요~ 라는 말을 듣자마자 바늘 꽂은 팔이 진짜 너무 뻐근하고 아팠고, 이상한 냄새도 함께 났습니다. 가스로 마취한것같고 동시에 팔로 수액을 넣는 것 같습니다. 심호흡 크게 세번 하라고 하셔서 크게 세번 하는데, 그 동안에 팔은 너무 뻐근하고 아프지, 밑에서는 초음파보신다고 뒤적거리는 느낌이랑 이상한 냄새랑 합쳐져서 이 순간이 진짜 괴로웠습니다... 크게 세번 후에 간호사분이 이상한 냄새 나냐고 하셔서 네...하자마자 잠든 것 같습니다.

수술 후에 정신을 차렸을 땐 휠체어에 앉아있었고 회복실로 갔습니다. 팬티에 엄청 큰 패드를 덧대서 저에게 입힌 상태였습니다. 회복실 침대에 이끌려 누워서 담요를 덮어주셨는데 너무 춥고 배가 아팠습니다. 배는 딱 생리통이랑 똑같은 느낌인데, 생리통 가장 심할 때의 1.5배정도 아팠던 것 같습니다. 보호자 같이 왔냐 해서 왔다고 하니 불러오신다구 가셨고, 후기를 읽으면 수술 끝나고 우셨다는 분들이 되게 많았는데 저는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고 그저 이유 모를 눈물이 줄줄 나더라구요... 곧 남자친구가 들어왔고 같이 있다가 수액이 끝나서 간호사분이 다시 들어오셔서 바늘 빼주시고 밴드 붙이고 지혈하라고 하시고는 회복 끝나는 대로 그냥 가시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12시 방문이었고 이때가 13시 10분쯤이었던 것 같아요. 수술실은 12시 40분쯤 들어갔습니다. 다만 이때가 13시가 넘어 병원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회복 중에는 별로 케어받은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한 20분정도 누워있다가 배가 너무 고프고 목마르기도 해서 회복은 덜 됐지만 그냥 나왔습니다. 남자친구 차에서 엉따하고 한숨 푹 자니 또 좀 낫더라구요. 그리고 밥도 안넘어갈 줄 알았는데 며칠 굶은 것처럼 진짜 많이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집에와서 약 먹고 하루종일 푹 잤고, 하루 지난 오늘은 경미한 생리통같은 통증이 조금 있고 컨디션은 괜찮은 편입니다. 일주일 뒤에 경과 초음파 보러 가기로 했는데, 이때 또 비용 4만원이 든다고 하더라구요. 참고하시길...

상세한 후기는 여기서 마치구요
금액 요약 : (6주차 2일) 수술+영양제+자궁유착방지제 등 81만원, 약 값 2.5만원, 경과 초음파 4만원
따로 드리고픈 말씀은... 저도 병원 들어가기 직전에 너무 긴장돼서 심장이 진짜 빨리 뛰고 그랬는데... 너무 걱정 안하셨으면 좋겠어요. 조금 고통스럽긴 하지만 진짜 간단한 수술이고 금방 끝나긴 합니다. 그리고 저도 처음엔 죄책감 자괴감 장난 아니었는데 수술 끝나고 거기에만 침체되어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 먹으니 맘이 좀 가볍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죄를 지은 것은 맞으니 반성 또 반성하겠습니다. 또 드리고싶은 말씀은 ㅠㅠ 제가 부끄럽지만 질외사정법과 자연주기법으로만 피임을 했습니다(생리끝난날엔 질내사정 등). 근데 제가 배란이 빨리 되어 덜컥 임신이 되었다고 하니... 위 방법은 꼭 피하시길 바라요... 절대 올바른 피임법이 아닙니다. 앞으로 속죄하면서 다시 만날 아기를 위해 몸 마음 건강 챙기며 살겠습니다.

뭐든 질문하시고 싶은 것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답글 드릴게요. 하지만 제가 다음주에 경과 초음파를 본 후에는 앱을 탈퇴할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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