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겁 지대많은 자의 5주차 수술후기입니다 •ᴗ•

둉히
1 년전
수술 전까지 불안한 마음을 이 곳에서 정말 많이 검색해보고 정보도 받으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혹여나 수술 전 두려움에 떨고 계실 분들을 위해 후기를 적어봅니다 :)
긴 글과 글재주가 없어서 가독성이 떨어지겠지만 이해 부탁드려요 ㅎㅎ

ㅡ! <<<< 편의상 제가 두려웠던 포인트 적어놨습니다!

저는 원래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인해 두세달 생리가 밀리기도 해서 별로 심각성을 못느끼고 있었어요. 남자친구가 유달리 그 날따라 테스트기를 해보자고 하기에 대수롭지않게 테스트기를 했는데요...

저녁에 했음에도 선명하게 보이는 두 줄을 보면서도 아니겠지~ 내일 아침이면 괜찮겠지~ 하며 안일하게 있다가 다음 날 아침에 더 선명해진 두 줄을 보고 멘붕에 빠졌습니다.. 저는 극초기라 증상도 크게 없었어서 가슴이 좀 부었길래 곧 생리할거다~ 했던 것 같기도 해요. 입덧도 뭣도 없었어서 더더욱.. 남자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둘 다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 지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네요..

둘 다 펑펑울고 이야기를 마친 후 다음 날 바로 진료되는 산부인과에 갔습니다. 채팅으로 충분히 상담 드린 후, 일단 질초음파만 받기로 하고 병문에 방문 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간호사분이 친절하셨어요. 워낙 후기도 많았어서 그랬는지 익숙하지만 조심스럽게 물어봐주셨어요. 다른 질환 가진 사람들 대하듯 해주시는 게 오히려 과잉으로 걱정해주시는 것보다 마음이 놓였습니다. 질초음파 찍었는데 집이 안보인다고 하시더라구요.. 다음 주에 오면 보일 것 같으니 다음 주에 와서 다시 검사하는 걸로 하고 시중에 파는 테스트기 정확도가 애매하다고 하셔서 병원에 전문 테스트기로 소변검사 임신 확인 후 마무리했습니다.

ㅡ! 제목에도 적어놨듯이 겁이 정말 많은 사람이고, 수면마취 경험도 없을 때라 더더욱 걱정이 많았어요. 수면마취할 때 느낌이 어떻다던데 정말 무서울 것 같았고, 중간에 깬 분도 있다고 하시고, 수술 과정 중에 천공이 생길 수도 있대서 또 무서웠구요.. 정말 많은 걱정이 되어서 기다리는 일주일 내내 잠을 거의 못잔 것 같아요.

다음 주가 되어 2차 질초음파를 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기집이 보여서 물어봐주셨어요. 수술일정을 따로 잡을 것인지 당일에 진행할 것인지 물어봐주셔서 하고 가겠다고 하고 바로 수술동의서 제 인적사항만 적고 수술 후 주의사항 전달 받은 뒤 소변보고 회복실에 가서 엉덩이주사로 항생제 놔주셨습니다. 모든 과정을 친절하고 천천히 안내해주셔서 또 마음이 놓였어요. 의료진 분들께 다시 감사함을 느낍니다..
주사놔주시고 치마로 환복한 뒤 속옷은 전달드렸어요.

ㅡ! 또 무섭다는 후기가 있어서 의학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곳인가 했는데 그건 또 아니더라구요 ㅋㅋㅋㅋ 나름 따뜻한 인테리어로 되어있어 1차 안심이 되었고, 오른 팔에 라인 잡아주시는데 너무너무너무 무서웠어요.. 이제 정말 시작이구나...

ㅡ! 긴장할 걸 알고 계시니 귀에 피어싱 보시며 이런건 염증 안나냐며 질문해주시고 긴장 풀어주시며 가벼운 스몰톡을 하니 긴장은 금새 풀렸어요. 마취 직전에 중간에 깨는 분들 많이 없냐며 질문했더니 고민하시다 선생님들이 다 보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금방 끝난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안심하고 수면마취 한다고 이야기 해주시고 얼굴이 조금 따가울 수 있다고 하셔서 무슨 느낌일 지 또 걱정했는데 얼굴이 좀 화끈거리다 잠에 들었던 것 같아요.

ㅡ! 수면 마취 거의 끝무렵 쯤에 살짝 깼는데 다행히 모든 과정은 다 끝나있었고, 선생님들끼리 무어라 이야기하시는 말소리와 패드와 속옷이 입혀지는 느낌, 열심히 팔 주무르고 계시는 느낌이 났는데 그 모든 게 체감으로 한 2초정도? 굉장히 빠르고 일사분란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잠에서 깨서 비몽사몽하고 있는데 어깨를 쳐주시며 일어나라고 하시는 말씀에 일어나써용... 헤롱헤롱 이야기했던 게 생각나네요.. 수치.. 수술대 계단 내려오며 양쪽에서 선생님들 부축받아 회복실까지 함께해주셨고, 추가적인 주사 없이 영양제와 수액(?) 맞고 왔습니다.
ㅡ! 다들 이 때 배가 정말 찢어질 듯 아프다 죽을 것 같다 생리통의 몇십배 아프다 하셔서 또 걱정했는데 생리통이 없는 편이어서 그런건 지 사람차인지 주수가 적어서인지 저는 또 괜찮았어요..ㅎ

보호자 분 불러드린다고 남자친구가 들어왔는데 수술 전까지 괜찮은 척 한다고 하하..하다가 수술하고 나니까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보통 1시간 쉬셨다고 하던데 저는 30분 맞고나니 수액 다 맞고 괜찮아져서 귀가했습니다.

몸은 아무렇지 않은데 정신적으로 사건이 너무 많았고, 남자친구도 그냥 쉬는게 낫겠다고해서 바로 귀가해서 바로 일상생활 했어요.

수술 후 마음은 새 생명에게 너무 미안함과 내가 지금 이 수술을 하고 나중에 찾아올 아이를 바라는게 맞을까 죄책감도 컸지만 현재 이 세상에 나온다고 행복하게 해 줄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 나름의 합리화일 수도 있겠네요. 합리화라도 마음을 다잡고 있는 것 같아요. 더 행복할 수 있을 때 같은 아이가 찾아와주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추가로, 총 비용은 첫 날 초음파 4만 얼마정도 + 수술비 60 해서 65 언더로 했어요.

보호자는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꼭 동행하시길 추천드려요. 모든 신체적 증상을 다 겪는 건 여자인데, 그마저도 못해주는건 정말 심리적으로도 힘들 것 같더라구요. 저는 차마 부모님께도 친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서 남자친구가 동행해준 게 정말 큰 힘이 되었었는데 모두에게 그 축복이 향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의료진 분들이 사람 성향에 따라 조금은 기계적으로 느껴지실 수도 있어요. 저는 너무 친절하게 느껴졌지만 제 후기만 보고 또 가셨다가 실망하실 수도 있을까 염려차 적어둡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저의 새로운 인생을 선사해주신 의료진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추가적인 질문은 다 성실히 답변해드릴테니 댓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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