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대 중반 9주 흡입술 후기

snsj
10 개월전
임신일거라 생각조차 못했던지라 뒤늦게 발견했어요. 생리도 불규칙하고 4달동안 안했던 적도 있었어서 한치의 의심도 못했었어요..(첫관계경험때 하혈을 미친듯이 하고 쓰러진적도 있고, 물혹도 있어서 그런지 내가 난임일수도 있겠다고도 생각했었음)
그래서 병원에서 초음파 봤을때 더 충격적이었어요.

임신 사실을 알고나니까 근래 움직일때 기운빠지고 낮잠도 많이자고 제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훠궈를 먹다가 중간에 멈췄던게 그제서야 이해가 됐네요
생애 첫 우울증 처방받은 시기도 임신으로부터 몇주 뒤였는데 관련이 있는진 확실하지않습니다(호르몬의 영향이 있었을까요)
남자친구랑 딱 하루 생리 피 멎은날 안전한날이라고 둘다 안심했던게 바로 임신으로 이어졌어요. 다시 생각해보면 안전한 날이란건 없는데 무지했어요..
결혼, 자녀 생각은 있지만 둘다 취업도 안된 상태고 모아둔 돈이 없으니 막막하더라구요..
남자친구는 제가 낳고싶으면 부모님 도움을 받겠다고 했어요. 늘 빨리 결혼하고싶었지만 뭔가 환영받지 못할 결혼을 하는게 갑자기 두려워졌고, 저희쪽 집안 부모님이 많이 보수적인게 컸던 것 같아요. 엄마가 얼마나 날뛸지 상상만해도 끔찍합니다..수술한 사실은 친구한테도 말 안하고 있고 양가 부모님도 모르시고 남자친구랑 저만 알고있어요.

판단 끝내자마자 아이의 크기가 커지는게 두려워서 곧장 중절수술을 알아봤어요
병원 후기 볼새도 없이 무작정 구글에 뜨는 병원들에 전화를 걸었는데 첫번째 병원은 9주라고 하니 "안될 것 같아요. 초기만 받아요." 라고 딱딱하게 말했어요. 14주까지 가능하다는 홈페이지 문구를 보고 전화를 건건데 거절당한건 둘째치고 말투에서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다행히 두번째 병원에서 최대한 빨리 날짜를 잡아달라하고 다음날 오전 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어요.

가격은 95만원, 회복/영양(?) 주사 15만원, 초음파 비용 따로 6만 7천원 나왔어요. 병원 위치가 신촌이라 대학가라는 점이 메리트로 다가오기도 했어요 (제 뇌피셜입니다) 여기 병원 진료방식 좀 기계적이라 호불호가 심해보였는데 항상 사람이 많은 곳이기도했고 빨리 수술하고싶었던지라..그냥 진행했습니다
수술 6시간 전에 물/음식 먹으면 안된다하셨어요.
저녁먹고 밤됐는데 잠도 안오고 배고프더라구요. 수술 잘받으려면 먹어둬야하나 싶은생각에 새벽에 샌드위치, 마카롱, 쫀득쿠키 시켜먹었어요
입덧때문에 먹고나서 헛구역질이 나오긴 했어요 ㅠ

다음날 기록 안남으려면 현금으로 계산해야한다는 안내 듣고 현금 110정도 뽑아갔다가 돈이 모자랐는데 영양제는 카드로 해도된다하셔서 다행히 카드로 했어요

참, 라미관련 얘기가 많길래 수술전에 실장님한테 여쭤봤는데 사용안하신다하셔서 안심했어요.
여의사 선생님이 편안하게 검진 해주시고 환복하고 누워있으니 링겔 주사가 들어왔는데 좀 아팠던 것 같아요. 평소에 맞는 링겔은 크게 아프다 못느꼈는데 그때 맞은건 불편한감각이 컸어요 ㅠ 그러고 이동하는데 그 걸어가는 순간도 무서웠지만 계단위에 있는 수술대가 더 무서웠어요..
손발묶이고 코에 수면마취 호스 끼우고 팔에 수면마취 주사들어오는데 무섭고 아프고 다했던 것 같네요.. 주사맞은 팔이 너무 아팠는데 금새 잠들었어요 한 15분쯤 뒤 간호사 선생님이 깨워주시는데 제가 잠꼬대하는게 느껴지더라구요..너무 민망했어요 그러고 회복실로 돌아갔는데 배가 미친듯이 아팠어요
평소에 생리통이 별로 없는 편인데 이렇게나 아픈적은 처음이었던거같아요. 평소에 건강한거에 감사하게되고ㅠㅠ다른분들이 아파서 울었다 하신게 이해가 가더라구요 눈물도 나고 너무 아파서 소리내고 이리저리 구르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1시간-1시간반이내에 회복돼서 나간다하셨는데..저는 세시간동안 회복실에 있었어요 중간에 속이 메슥거려서 세번정도 노란 위액 토했구요 (자극적인거제외)죽말고 일반식 먹어도된다하셨는데도 죽을 먹어야겠다싶어서 전복내장죽 먹었습니다. 나중에 안내문보니 죽먹는게 좋다하긴하더라구요. 돼지고기보단 소고기가 회복에 좋다네요. 간호사선생님이 피가 고이는걸 방지해서 배를 따뜻하게 하면 안된다하셨는데ㅠㅠ 제가 너무 아픈 나머지 자꾸 배를 문질러서 결국 피가 고였어요
집에 와서 자고일어나도 생리통같은 아픔은 남아있었고 침대에서 일어났는데 몇초간 귀가 안들려서 당황스러웠어요
생리통같은 통증은 저녁 10시되니 싹 사라졌고 다음날 진료보러 가니까 의사선생님이 배 따뜻하게 했냐고 피가 고여있다고 피 빼주셨어요ㅠ자궁수축해야되니까 뱌 차갑게 하라하셔서 지금 배에 선풍기바람 쐐고 있어요
한주있다 또 진료보러 가야하는데 이때 진료비가 발생하겠죠,?
어쨌거나 이틀간 충격적인 소식에, 수술까지 폭풍처럼 휘몰아쳤는데 수술 잘 마쳐주신 간호사선생님, 의사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이왕이면 여기 올리는게 도움될 것 같아 올려봅니다.. 여기 계신 모든 수술하신 분들/수술하실분들 너무 고생하셨고, 다 행복해지고 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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