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3주차 당일수술하고 왔어요..

10 개월전
안녕하세요. 저와 남자친구는 20대 중반 커플로 동갑인데요 ,,
저는 아직 취준생이지만, 남자친구는 작년 말에 직업을 가지게 되었어요 ..!

저는 원래 생리주기가 엄청 칼 같이 규칙적인 편으로 주기가 28-30일이었는데, 작년에 과격한 운동을 5개월 정도 했더니 제 몸에 무리가 갔던건지 엄청 빡세게 운동하는 날엔 부정출혈이 나오더라구요?? 이때부터 생리주기가 뒤죽박죽 되었는데, 올해부터는 더 뒤죽박죽 되어서 생리를 하지 않고 건너뛰거나 생리를 한 달 넘게 하지 않거나 최대 두 달까지 하지 않게 되며 생리불순까지 겪게 되었어요 .. ㅠㅠ

요즘 들어 생리를 너무 안 하길래 내심 불안해서 이노시톨을 20일째 챙겨먹던 와중에 남친이 임테기를 사다주어서 해 보았더니, 바로 기다릴 필요도 없이 두 줄이 딱 뜨더라구요ㅠ 저는 당연히 요즘 시험준비가 얼마 안 남아서 학업 스트레스인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였어요ㅠㅠ 지난 3월쯤에는 학업스트레스 관련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서 생리가 한 달 반 정도 미뤄졌기에 임신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바로 어제 진료하는 병원에 같이 가서 주차를 확인해 보니 13주차더군요.. 초음파로 아기 모습을 보는데 진짜 마음이 착잡했어요. 팔•다리까지 있었고 심장소리까지 듣는데 정말 마음이 묘했고 너무 늦게 임신을 확인한 제가 너무 싫은 거 있죠 .. ㅠㅠ

근데 제 주차는 커서 수술 가능한 곳이 별로 없어서, 다른 플랫폼에서 찾아서 어제 바로 전화상담하고 오늘로 당일수술 하겠다고 예약 잡았어요. 원장선생님은 나이 드셨지만 인상 좋으신 남자쌤이었어요. 설명도 친절하게 잘 해 주셨어요!! 먼저 가서 초음파를 보는데 아기는 잘 있더라구요ㅠㅠ 팔 다리까지 있었고 잘 커주는 모습에 눈물이 핑 돌 뻔 했어요,, 저는 그동안 임신인 줄 모르고 장염약을 3주 동안 복용하고, 역류성식도염 약을 일주일 동안 복용하고 있는 상태였어요ㅠㅠ 다행히 이때까지 복용한 약 영향은 애기한테 상관 없다고 하셔서 안도감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 당일까지 잘 커준 애기한테 너무너무 미안했어요...

10주차 이상 넘어가면 자궁경부를 넓혀주기 위해서 10시쯤 3개 넣는 수술전처치를 했어요.. 3개 밖에 안 넣었다 하셨지만, 정말 아팠어요ㅠㅠ 설사 계속 참는 느낌이랄까..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고통을 잘 참고 둔한 편인데도 저한테는 기분 나쁘게 아팠어요ㅠㅠ)
수술은 5시로 잡았고 다시 병원에 오기까지 볼 일 보고 와도 된다고 해서 저는 볼 일 보고 왔답니당.. 근데 수술하러 오기 전까지 애기한테 너무 미안한 마음에 2시간 동안 쉴새없이 계속 펑펑 울었던 것 같아요 눈물을 닦으면 계속 눈물샘에서 눈물이 차오르고 무한반복 했어요,,

수술실은 비교적 작았어요..!
근데 수술 전에 간호사분이 친절하게 손 잡아주시면서 괜찮을 거라고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셔서 긴장 많이 안 하고 수술 잘 받을 수 있었어요.
저는 대략 15분 정도 걸렸고 깨고 나니깐 별 다른 통증은 없었고, 피만 좀 울컥울컥 나오는 정도였어요 (근데 전 원래 생리양이 많았어서 오히려 수술 후에 나오는 피는 울컥 나와도 적은 양이었어요) 사람마다 수술 후에 피 나오는 게 다르다고 하는데, 혹시나 모르니깐 저처럼 생리대 오버나이트나 생리대 대형 챙겨가는 걸 추천드려용!

책임감 질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책임감 없는 저희의 행동으로 인해 아기를 떠나보내게 되어서 너무너무 마음이 우울하고 슬퍼서 남자친구 앞에서 또 펑펑 울었어요ㅠㅠㅠ 아기를 지키지 못 한 죄책감이 너무나도 컸고, 아픈 줄 알고 약도 많이 먹었는데 무럭무럭 잘 자라준 아기에게 미안하고, 가족들 볼 면목이 없고 복잡한 감정이 겹쳐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 ㅠㅠㅠ

이번 일을 계기로 책임감 없는 대가로 인한 게 얼마나 큰 지 뼈 저리게 알게 되었고, 저와 남자친구도 반성 많이 하고 있습니다ㅠ 애기를 보낸 오늘은 정말 잊지 못 할 것 같아요 정말,, 제 가슴 한 켠에 애기 묻어두고 반성하면서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것 같아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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