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당일수술 기억나는대로 (보호자x)

wnwn123
8 개월전
집 근처랑 회사 근처 중에서 고민하다가
한 번만 가면 되는 게 아니라기에 점심시간에 다녀올 수 있도록 회사 근처를 선택했어요.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아직 만난 지 오래되지 않아서…
임신 사실을 말하는 게 맞는지 아닌지 잠깐 고민했는데 말하지 않았어요.
수술 자체가 헤어지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말하지 않았는데
말하지 않고 수술을 끝낸 지금은… 계속 억울한 마음이 드는 건 왜 인지 모르겠네요.. ㅠㅠ

테스트기에 두 줄이 올라오자마자 마음이 급했지만
최대한 많은 후기와 글을 읽어보고 직접 통화도 해봤어요.
후기는 괜찮았지만 전화로 불친절했던 병원은 거르고
너무 저렴한 병원도 거르고
저는 여자 선생님께 받고 싶어서 남자 선생님도 거르고…
대중교통 위치, 병원 청결도 무엇보다 선생님의 경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중심으로
찾아서 다녀왔어요. 귀찮긴 했지만 일일이 홈페이지까지 들어가서 확인하고 갔습니다

예약 후 금식하고 방문했고, 접수하고 대기했다가 진료를 봤어요.
선생님이랑 상담할 때는 초기라서 수술도 약물도 둘 다 가능하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진료 내용보다 제 마음은 어떤지, 괜찮은지… 이런 걸 계속 물어봐 주시더라고요
제가 초음파 사진 달라고 했을 때는, 드릴 수는 있지만 너무 오래 가지고 있지 말라고 다독여 주셨어요.
그 안에서 왕왕 울다 나왔네요
괜찮고 씩씩하다고 스스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요

9월에 여행 일정이 있어서 수술을 선택했고
회복 1인실에서 옷 갈아입고 준비가 되면 수술실로 불러 주셨어요
침대에 누워 있으면 민망할까 봐 다리에 담요도 덮어 주시고… 기다리면 의사 선생님이 오시는데
오시기 전 간호사 선생님이 긴장하지 말라고 계속 말 걸어 주셨어요
좋아하는 노래 틀어줄까요? 뭐 먹고 싶은 건 있어요?
하면서 울어서..머리카락이 얼굴에 엉겨 붙어 있었는데 뒤로 쓸어 넘겨 주시기도 했어요
그러다 선생님이 오시면 손잡아 주시면서 “약 들어갈게요” 하시는데, 마취약이 들어갈 때 혈관으로 사이다 들어가는 것 같은 따끔거림과
함께 약 냄새가 코로 올라오더니 그다음부터는 기억이 없어요ㅎㅎ;;

자다 깨어나면 이미 수술이 끝나 있었고 수술 끝났나요? 하고 물어볼 정도로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서 놀랐어요 부
축 받아 회복실로 옮겨지는데 (사실이때도 기억없어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물어봤어요)
필요하면 누르라고 벨도 주셨어요 제가 보호자가 없어서 더 신경 써 주신 것 같아요
한 시간 반 정도 쉬고 나오면 주의사항을 알려주시는데
병원이 일요일에도 운영하니까 치료를 일요일에 받아도 된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출근이 없는 평일에 오겠다고 했습니다. ^^

수술 후 배는 아프지 않았는데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물어보니
마취 중에 항생제 주사를 맞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주사 맞은 곳이 수술보다 더 아픈 정도라서 수술이 크게 아프지 않다고 느껴졌어요

생각나는 대로 두서없이 적었지만 최대한 느낀 그대로를 담아보려고 했습니다
지금은 잘 지나가고 있는 과정 중이라고 생각해요
다행히 따뜻하고 인간적인 선생님을 만나 많이 위로 받으며 수술을 마치고, 회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들 스스로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받아온 초음파 사진은 이제 그만 버리려고 합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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