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그냥 중절 후기(5~6주차 내용 엄청 김)

7 개월전
해외여행지에서 생각없이 한 일탈이 너무나 큰 실수로 이어졌어요.

일단 생리가 시작해야 하는 기간에 하지 않았고 며칠간 몸살기가 너무 심했는데 이상하게도 열이 안났어요 평소의 제 신체반응과는 다른 조짐인 듯 해서 그때부터 의심하게 됐네요. 집에 테스트기가 있어서 자기전에 해보고 임신 아닌걸 보고 안심하고 감기약먹고 자려고 했는데 소변이 닿자마자 빠르게 너무 선명한 두줄이 보였습니다.

다음날 추석연휴기간이여서 집근처 방문가능한 병원을 찾았고 방문 후 일단 초음파를 했는데 그때는 극극 초기여서 아기집이 보이지 않았어요 아기집이 보이지 않고 자궁내막도 얇은 상태라고 하셔서 제발 테스트기가 오류이길 빌었네요(하지만 테스트기의 정확도는 매우매우 높다고 합니다). 대신 피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결과를 연휴 이슈로 인해 한 3일 정도 기다렸는데 이때 정말 피말리는줄 알았어요 그렇게 희망을 가졌었는데 병원에서는 임신이 맞다고 하더라구요 대신 극 초기라 며칠 더 기다리고 수술을 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가능한 날이 그 주 일요일이였는데 제가 다음날 너무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그 다음 주 토요일로 수술 예약을 했습니다.(매우 후회하는 부분입니다 이유는 1. 수술 회복은 매우 빠른편이여서 다음날 바로 정상 생활 가능, 2. 일주일 동안 임신을 한 상태로 회사다니기가 좀 빡셌음) 제가 정보를 많이 뒤져본 편은 아니지만 mtx주사는 가격도 더 비싸고 병원도 더 오래 다녀야 하는것 같아 수술하는 쪽으로 선택했고 만족합니다.

이후 임신한 채로의 일주일은 좀 힘들었습니다. 몸이 확 무거워진건 아니지만 아랫배가 붓고 몸이 체감상 1.5배쯤 무겁게 느껴져 지하철타거나 계단 오를 때 꼭 난간을 잡고 천천히 올라갔습니다(평소에는 두칸씩 뛰어올라감) 그리고 본격적인 입덧은 아니지만 국밥 같은 음식을 떠올리면 속이 메스꺼워지고 음식을 전체적으로 잘 못먹었어서 회사에서 팀원들이랑 밥먹기가 너무 괴로웠네요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가 땡기는 느낌이 들어 가만히 앉아 심호흡을 해야만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신체적, 정신적 급격한 변화에 대해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가족 친구 모두에게 숨겼고 그나마 이 사실을 아는 상대 남자에게 한풀이 아닌 한풀이를 했습니다. 이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처음 임신 사실을 밝히니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시겠다고 호언장담 하시더니 수술 이틀 전 제가 말한 예상 수술비 절반인 30만원을 변호사 통해 ‘합의금’ 이라는 이름으로 입금했더라구요. 중간에 콘돔 뺀건 넌데 임신은 내가 하고 수술대도 나만 올라갑니다, 그런데도 쌍방 과실이라며 더치페이를 시도하다니 도의적인 개새끼가 맞는 것 같습니다. 저는 며칠 뒤 수술 경과 보러 병원에 한번 더 방문하여 비용이 들 테니 결국 60만원은 초과했네요 ㅎㅎ 이번에 인생경험 너무나 잘 했습니다. 여자분들 이런 상황에선 무조건 손해입니다 ㅠ

아무튼 수술날이 다가와 아침에 병원을 방문했고 초음파 후 바로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수술은 짧게 끝났고 수술 후 회복실에서는 맥시멈 생리통 정도의 고통을 느꼈습니다. 방음이 잘 안되는 곳이라 다른 분들 소리가 잘 들렸는데 거의 커플분들이였고 별로 안아픈지 서로 도란도란 얘기를 하더군요? 저만 혼자였고 존나 아파서 솔직히 서러웠습니다. 금식 때문인지 탈수 증세까지 와서 토할것 같더라구요 다행히 어느순간부터 진통제가 들어서 아픔이 싸악 가셨습니다. 회복실에서는 한 2시간쯤 머문것 같았고 안아픈 김에 후딱 옷갈아입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이후로는 정말 수술한게 믿기지 않을 만큼 멀쩡했고 밥도 잘 먹고 컨디션도 임신 이전만큼 돌아왔습니다.

임신 중절이란게 초기일 경우 사실 별건 아닙니다 아주 간단하게 아기집을 떼어낼 수 있어요, 그렇지만 임신 이후 중절 전 까지의 과정 하나하나가 불쾌한 경험의 연속이고 엄청난 죄책감을 들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일을 교훈삼아 다시는 실수할 일을 만들지 않기로 결심했고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제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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