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톡

[대구] 5주차 중절수술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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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월전
남자친구랑은 오래 만났고
피임을 철저하게 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에 여행 다녀오면서 딱 한 번 실수가 있었어요...
진짜 하늘도 무심하지 지금까지 철저하게 하다가 이번 한번으로
이렇게 임신이 되는게...그냥 너무 억울하고...마음이 철렁했네요
생리 주기가 진짜 칼같이 정확한 사람인데
생리를 안해서 임신 5주 차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구요
남자친구한테 바로 알렸더니 고민하는 기색도 안 보이고
바로 병원 가야하는거 아니냐고 하는 말에
저도 모르게 너무 정이 떨어져서 잠수타고 혼자 병원 다녀왔네요
저도 낳을 생각이 크게 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저렇게...
단번에 병원 가자 이야기가 나올줄은 몰랐어요
결혼도 생각하던 사이라 더 마음이...참...그럤네요

결국 혼자 병원 찾다가 동성로쪽에 병원 다녀왔구요
너무 동네로 가면 혹시 아는사람 마주칠까해서 일부러
집에서 좀 거리 있는곳으로 나와서 상담 받았어요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을 생각하다 보니 결국은
약물도 불안할 것 같고 그냥 수술로 진행해야겠다 싶었구요
급하게 여기저기 연락해서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현금으로 준비해서 영수증도 안하고 그냥 현금 냈습니다
혹시 뭐라도 남는게 싫어서요...

수술 당일에는 수면마취로 진행된다고 해서
안내받은 대로 네일도 미리 지우고, 금식도 잘 지켜서 갔어요
긴장도 많이 됐고 솔직히 무서운 마음도 컸는데,
다행히 그냥 자고 일어나니 수술 끝나있어서 뭘 느낄새도 없었네요
수액을 추가하면서 비용이 15만 원 정도 더 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제가 각오했던 금액보다는 덜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의사쌤도 직원분들도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
굉장히 조심스럽게 해주셔서 마음 상할 일도 없었고
쓸데없는 말이나 배경 같은거 안 물어봐서 좋았네요
딱 필요한거만 해주시고 TMI물어보기, 훈수 이런거 전혀 없었어요.
여튼 지금도 여러 감정이 섞여 있지만
적어도 안전하게 잘 마무리되었다는 점에서
또 너무 늦지 않게 병원에 찾아가서 다행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중절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점
잔인한 말이겠지만 하루 이틀 차이로 돈이 10씩 뛴다는 점...
이거 사실 무시할 수 없다고 봐요
괴롭겠지만 저마다의 가치관이 있으니...
그 기준에 맞게 잘 선택하시고
그저 무사히..안전하게 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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