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톡

[대구] 7주차 임신중절 남자친구와 같이 가서 수술했네

2 개월전
아직도 글을 쓰면서 마음이 좀 복잡하네요...
저희 커플은 30대 초반이고 남자친구와는 오래 만나 결혼 이야기도 오가던 사이였습니다
다만 정확한 시기나 준비가 된 상태는 아니었고
대략 1년쯤 뒤에 하자..정도의 말만 오가던 상황이었어요
그러다 예상하지 못하게 임신 사실을 알게 되네요...
기쁘다기보다는 두려움이 먼저였고 현실적인 문제들이 겹치더라구요..
남자친구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로 감정도 많이 상했고 이번 일로 사이가 틀어질뻔한 순간도 있었어요
그래도 다행히 저 혼자 힘들어하게 두지 않고
옆에서 같이 고민해주고 같이 힘들어해주긴 했습니다
그 점 하나는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서 사이가 이어지고 있네요...
결국은 지금의 상황, 경제적인 여건, 서로의 준비되지 않은 상태를 인정하고
정말 많은 고민 끝에 중절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임신 사실은 7주차에 알게 되었고 금식하고 바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둘이 함께 병원을 알아봤고 알음알음 지인의 추천도 받아 병원을 골랐어요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몸도, 마음도, 비용적인 부분도 덜 부담이었을 텐데…
이게 정말 일주일 차이로도 여러 부분이 달라지더라구요
그래도 비교해봤던 곳들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덜한 편이었고
수술 후에도 회복을 위해 이것저것 챙겨주셔서 무사히 마치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수술을 마치고 나와서 한동안은 그냥 공허했습니다
잘못한 선택을 한 건 아닌지, 다른 방법은 없었을지 계속 자책하게 되더라구요?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고 이런 선택을 한 제가 너무 이기적인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를 어디 가서 쉽게 털어놓을 수도 없어서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지내다 보니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아직도 완전히 괜찮아졌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이 선택이 그때의 저희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다고 스스로 다독이고 있네요...
언젠가 남자친구와 결혼하고, 정말 준비가 되었을 때
다시 아이가 찾아와준다면 그때는 꼭 놓치지 않고 품고 싶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위선처럼 느껴져서 어디에도 말 못 했는데
여기에는 솔직한 마음으로 남겨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너무 혼자서만 감당하려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쉽지 않고 모두 각자의 사정과 무게가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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