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톡

[부산] 오늘 수술했습니다.. 7주..

4 년전
모든 분들도 같은 생각 이시겠지만 저는 제가 중절 수술을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생리 예정일이 지나도 평소 불규칙했고 당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0일 가까이 생리를 안 하니까 너무 불안 했고 그 동안에 내 몸의 변화를 스스로 느끼고 더더욱 불안해 하던 중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 임신일까 두려워 미루던 테스트기를 해봤습니다. 두 줄을 확인 했음에도 에이 아닐거야 테스트기 불량 많으니까 이것도 불량이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믿고 싶었어요 .. 병원에서 애기집이 보인다는 말에 심장이 내려 앉았고 아가가 보인다는 말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꿈을 꾸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였어요. 아가 심장 소리를 듣고 집으로 가는 길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미안해서 눈물이 미친듯이 났어요. 한시간을 내내 운 것 같네요. 좋은 시기에 만나면 축복 받았을 아이는 이제 사라졌네요.. 이 어플에서 추천 받은 창원병원에 남자친구랑 같이 가서 수술했어요. 혼자가 아니라 위안이 되고 기댈 곳이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수술은 5분..? 정말 순식간에 끝났고 마취가 깨서 정신이 들자말자 눈물이 주르륵 나더라구요. 회복실에서 또 엉엉 울다가 집으로 왔습니다. 후기들 보면 수술 후 5~10분 정도 생리통 보다 더 아픈 고통이 온다고 해서 두려워하고 있었는데 수술 전 맞은 진통제 때문인지는 몰라도 저는 안 아팠어요. 그냥 불편하게 아픈 정도..? 한번 씩 자궁이 내려앉은 것처럼 아플 때도 있는데 금방 낫구요. 의사선생님께서 남자 선생님이시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그 상황에선 수치심이고 뭐고 안 들더라구요. 그냥 무섭고 두렵고 아가한테 미안한 마음만 들고.. 다른 병원에서 질 초음파 찍고 아가 심장 소리도 듣고 간건데 이 병원 선생님께서는 아직 아가가 만들어지지 않고 만들어지는 과정이니까 너무 미안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괜찮아요. 하면서 다독여 주셨어요.. 제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위로해 주신 것 같았습니다. 25살에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건 생각해 본 적도 상상해 본 적도 없어서 지금껏 살면서 가장 힘든 며칠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드네요. 아무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저같은 부모한테 자라면 해줄 수 있는게 없으니 불행 할 것 같았어요. 나중에..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라려구요.. 임테기와 초음파 사진은 안 버리고 간직할거에요. 이제 이 세상에 없는 아이지만.... 그래도.. 제 첫 아가 였으니까.. 잊고 싶지 않네요.. 죽을 때 까지 생각 날 것 같아요.
발렌타인 데이 날, 남자친구와 800일 이던 2월 14일 알게 된 너의 존재를 평생 잊지 않을게 짧았지만 한달 하고 보름동안 같이 있어줘서 고마웠어 정말 미안해 아가야..

중절수술을 누구에게 말 할 수도 없고..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에 이렇게 글이라도 남기네요.. 슬픈 하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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