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톡

[부산] 4~5주차(수정 2주 4일) 창원 수술후기(길어요)

4 년전
어제 수술받았고 그냥 앱 지울려다가 저와 같은 처지의 분들이 제 후기를 읽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후기 남겨봅니다. 두서없어도 양해 부탁해요

3월 9일에서 10일 넘어갈때 쯤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하였고 콘돔을 사용했습니다. 물풍선 확인을 하려고 보니 콘돔이 찢어져있어 바로 물로 질 안쪽까지 씻어내고 날 밝자마자 산부인과에 가서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아 24시간 이내 복용했습니다.

복용하고 나서 10일 뒤 쯤 부터 임신 초기증상들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사후피임약 부작용인 줄 알았어요. 배꼽 아래쪽 배가 아팠고(아마도 착상통), 갈색혈이 약 3일간 아주 소량(아마도 착상혈) 있었으며 남자친구에 비해 제가 유난히 추위를 많이 느끼는 등 변화가 있었습니다.

사후피임약 복용 후 15일째 되는 날 오전에 임테기를 해보니 꽤 선명한 두줄이 떴습니다. 바로 산부인과(부산)가서 검사 받아봤는데 산부인과 임테기로도 5분 이내 바로 두 줄 뜨는거 보고 간호사 분이 이 정도면 임신이 맞다고 하셨어요. 질초음파도 했는데 의사가 확실하진 않지만 아주 작은 임신낭이 보이는 것 같다고 해서 임신을 확신했습니다.

저도 남자친구도 너무 어렸고 실수였고 제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절을 결정했어요. 제가 처음에 간 병원에서는 지금이 임신 극초기기 때문에 약물중절을 추천해주셨는데 당장 날짜를 잡기에는 아직 남자친구한테도 못말했고 저도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서 결정하면 전화드리겠다 말하고 나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남자친구에게 임신소식을 알리고 방법을 찾던 중 토닥을 알게되었고 정말 밤새도록 여기 있는 후기를 다 읽었어요. 그날은 정말.. 이제까지 살면서 받은 스트레스 중 가장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거 같아요 하루종일 속이 울렁거려서 아무것도 못먹었고 밤에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너무 무서워서 누워있는데 몸이 부들부들 떨리더라구요.. 밤새 토닥만 들여다보다 아침이 다 되어서야 잠들었습니다. 남자친구는 비용은 걱정하지 말라고 했고 제 건강을 최선으로 하자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 창원의 한 병원을 추천받았어요(병원톡에 있는 병원입니다). 타지였지만 채팅 상담을 해보니 비용 면에서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후기도 몇개 있어서 안심이 됐어요. 저는 약물 대신 수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 갔던 병원에서는 임신 극초기에는 약물요법을 쓰는것이 후에 상처도 남지않고 여자 몸에 더 좋다고 하셨지만 저는 도저히 경과 지켜보면서 언제 유산이 될까 기다릴 자신과 주사 맞는 기간동안 부작용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남자친구 또한 제 몸에 약물을 쓴다는게 너무 무섭고 걱정이 된다고 해서 수술로 결정했습니다

수술 결정 후, 어제인 3월 28일 금식하고 병원에 방문했습니다. 비용은 초음파 확인 후 수술에 영양제 합해서 60이고 저는 자궁유착방지제까지 맞아서(선택) 10 해서 총 70만원 들었습니다. 7주차 이전까지는 비용은 전부 동일하다고 들었어요.

처음에 굴욕의자에 앉아서 초음파 검사했고 남자친구랑 같이 왔냐고 묻더니 그렇다고 하니까 들어오라고 해서 이후 설명은 같이 들었습니다.
2주 4일 정도 됐다고 했고 지금은 아기집만 있는 상태라고 했어요. 10일 후에 왔으면 아기가 생겼을거라고 초기에 알아서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수술은 10분 정도 걸리고 수술 후 20분 정도 영양제 맞아서 총 1시간 내외로 끝난다고 했고 기록은 남기지 않겠다고 하셨어요(현금). 이후 수술동의서에 저와 남자친구가 서명했고 카운터에서 수납후 바로 수술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정말 친절하셨는데 아직 아기집만 있고 아기는 생기지 않았어요, 오늘 하는 수술은 아기집을 빨아들이는 수술이에요 라고 하시면서 죄책감 들지 않도록 말해주셨고 남자친구한테도 자기 맘대로 콘돔 안끼고 했다가 임신돼서 오는 사람들도 많은데 콘돔이 찢어진건 네 탓이 아니라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주셨어요.

엉덩이에 진통제 주사 맞고(하나도 안아픔) 수술대에 누웠더니 마취중에 몸부림 칠 수 있다고 팔다리 고정해주셨어요. 이때 너무 긴장되더라구요. 팔에 영양제 링거 꼽고 마취 주사 놓고 숫자세라고 하길래 3까지 셌는데 멀쩡하길래 뭐지 나 마취 안먹나 생각 하자마자 어질어질 하더니 10까지 세기도 전에 정신 잃었습니다. 수면마취는 해본 적 있어서 무섭지는 않았어요. ((어떤 분은 마취가 빨리 풀려서 수술 마지막쯤에 아픈거 다 느끼신 분도 있다던데 전 아무 일 없었어요. 수술 전에 키랑 몸무게 물어보시는데 아마 그거에 비례해서 마취약 맞게 투여하시는거 같으니까 본인 키랑 몸무게 정확하게 알아두시면 좋을 거 같아요. 수술 직전에도 재차 확인하시더라구요)) 그러고 눈 뜨니까 이미 수술 끝나있었고 간호사 부축 받아서 회복실로 갔습니다. 눈 뜨자마자 배가 너무 아프더라구요... 수술 끝나고 5분에서 10분 정도 아프다고 하던데 남자친구는 옆에서 손 잡아주고 저는 아파서 계속 끙끙거리다가 안정이 됐어요. 좀 괜찮아지니까 조금 눈물이 나더라구요.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유의사항 같은건 그냥 2주간 술 말고는 괜찮다고 하셨고 수술 당일은 샤워하지 말고 씻을때는 직접적으로 물 안닿게 씻으라는데 그건 언제까지 해당인지 모르겠네요..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자궁 쪽 마사지 자주 하라고 했습니다. 피는 이틀 정도는 나올 수 있다고 했고 그 뒤로도 조금씩 나올 수 있다고 했어요. 생리는 한달 반에서 두달 뒤쯤 다시 시작할거라고 하셨고 2주 뒤에 내원해서 경과 보자고 하셨습니다. 수술 끝나고 남자친구랑 창원에서 하루 자고 왔는데 남자친구가 배 마사지 계속 해줬고 옆에서 계속 안아주고 달래주고 해서 많이 안정이 됐어요.

수술 후에 남자친구랑 사이가 별로 안좋아졌다는 글 많이 봤는데 저는 오히려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서로 누구에게도 책임을 떠넘기지 않았고 둘 다 학생이지만 비용 문제에서도 서로 낼 수 있는 최선으로 같이 냈어요. 오점이라 생각말고 갑자기 찾아온 어려운 문제를 같이 해결해냈다 생각하고 앞으로 더 믿고 의지하려구요.

임신인걸 안 날로부터 수술까지 모든 걸 처리하는데 딱 4일 걸렸네요. 체감상 일주일은 지난 것 같은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여기 있는 모든 분들도 마음이 아프고 막막하시겠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 될거에요.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시면 제가 아는 선에서..! 답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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