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톡

[서울] 20대중반 21주 중절수술 후기입니다.

jikij324
4 년전
저는 생리가 매우 불규칙한 편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여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미성년자때도 4개월이상 생리를 안한적이 있었어서 임신일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질외사정에 임신을 할 수 있다는걸 처음 알 정도로 무지했던거죠
남자친구랑 저랑 나이차이가 8살 이상 차이가 나서 남친이 성경험도 많고, 쿠퍼액으로 임신 안된다고 애로부부에서 그러던데? 이런말도 했었고 해서 뒷처리를 잘 하면 문제 없는줄 알고 살았네요..
임신하기 일주일전에 제가 질이 가렵고, 녹색연두부빛깔의 질액이 나오고 냄새가 말이 아니길래(결벽증이 좀 있어서 대소변후 손으로 바디워셔를 듬뿍 발라서 내부까지 손가락 넣고 살짝 씻어왔던게 감염의 원인이 된거같음) 산부인과 가서 항생제(3일치) 받아 먹고 질액이 깨끗하고 건강해지니 관계후 임신이 쉽게 된거같아요

병원에 문의하고 가서 라미를 넣은 첫날 바로 양수가 터졌고,
그다음날에 3cm 벌어지고 숙소에서 쉬고, 그다음날에 아침에 자궁이 살살 아파오는걸 참고 병원 문여는 시간 맞춰 가서 옷갈아입고 라미 빼고 주사바늘 꼽고 관장한 뒤에 (관장 참기 힘들어서 저는 혈압 97~56 나왔는데 수술 전날 뭐 잘 안먹었거든요 수술3일전에도 잘 안먹었고.. 입맛 없어서.. 수술 당일 전날 아예 금식하는거 추천합니다 아기 나오면서 압박으로 대소변 다 나올수 있다고해요) 분만도와주시는분이 손 써가며 엄청 도와주셨네요 중간에 토하고 힘을 주다 뺐는데 그때 나오더라구요 마지막에 태반 꺼낼때는 마취를 하고 꺼내셨고, 소독후 조금있다가 내려와서 바로 눕는데 울렁거려서 또 토하고.. 유도분만 중절수술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임신당시 임신인지는 몰랐지만, 이제껏 살아오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굉장한 안정감을 느꼈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게 이런 안정감과 사랑을 가져다준 존재에게 너무 고맙고,
태어나 사회적으로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타이밍이라는 거만하고 이기적인 판단으로 이기심과 욕심에 그득찬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너를 괴롭히고 억누르고 짓밟고 차마 감당이 안되어 없애버리는 없애야하는 사회에 널 태어나지 못하게 한것에 감사하고.. 너랑 나랑 처지가 비슷해 동질감도 느껴지고 한편으로는 너무 보고싶고 사랑스럽고 너무 가지고싶고.. 닿을수가 없는게 슬프다 내가 너무 못나서 우리집이 너무 못나서.. 내가 지금 지켜야할 감당해야할 무책임한 사람이 내주변에 너무 많아, 연차수로 사람을 죽이네
작은 아빠가 너무 무책임하게 싸질러놓고 죽어서.. 그거 뒷수습은 안그래도 슬픈 우리 유가족 몫이고, 사촌동생이라도 정신차리고 살면 좋은데 자폐기질이 있어서 걔를 우리집이 돌봐야되는 상황이고.. 남자친구도 10년을 일하며 집에 돈 다 갖다주며 버텨온 입장이라 조금이라도 젊은 내가 보호하고 도와줘야해..

슬퍼하고 위로할 시간도 없이 나랑 남자친구랑 근무해야돼 정신나갈거같아 어디 말할곳도 없어

난 평생 기억할거야 양수 없는 뱃속에서 조용히 잠들며 죽어가던 너무 사랑스러운 너를
몸 어디가 짖뭉개져나오더라도 뽀뽀라도 해주고싶었어 성별이라도 알고싶었고

짧지만 좋은 순간만 누리다 간걸거라 믿어 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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