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톡

12주차 수술 후기 ( 글 많이 길어요)

hhyiu
3 년전
저는 다음주 시험을 앞두고 있는 고등학생입니다.
임신 사실을 안건 3월 22일이었습니다
임테기 확인 후 남자친구한테는 바로 얘기했습니다
처음에는 실감도 안나고 너무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있었는데
며칠 뒤 코로나에 걸리게 되어서 신경 쓸 틈이 없었습니다.
코로나가 다 낫고 난 후 혼자 엄청 많이 고민을 했는데요
사실 저는 처음에 애기를 키우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미성년자 임신 지원금이나 바우처 같은 것도 알아보고
계속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요 결국 아기를 지워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결심을 한 후 토닥 앱을 깔아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그 후 엄마한테 어떻게 얘기를 해야할지 몇 주동안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 엄마한테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이미 눈치채셔서 제가 먼저 말 할때까지 기다리신 것 같더라구요..

그러고 다음 날 학교 마치고 엄마와 바로 병원을 갔습니다.
남자친구는 평일이라 학교도 가야하고
기숙사에서 생활해서 같이 못 왔어요
병원 간호사 분들은 엄청 친절하셨어요
초음파 사진을 보니까 진짜 너무 마음이 약해지더라고요
그래도 눈물 꾹 참고 상담실로 갔습니다
아기는 12주가 되었고 조금 크다고 얘기해주셨어요
간단한 설명들 해주셨고 수술은 보통 하루 걸리는데
이틀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다음날 학교 가서 수업하다가 엄마한테 연락이 와서
조퇴하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병원 가니까
오늘 약만 넣고 바로 집으로 갈거라고 하더라고요
밑에 옷만 치마로 갈아입고 수술실로 들어가서 약을 넣었는데
라미 넣는 고통은 진짜 두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을 최악의 고통이었어요
그래도 간호사 분들이 괜찮다고 말씀해주시고
쓰다듬어주셔서 긴장을 덜 했던거 같아요
체감상 한 10분 정도 지났을때 끝나서 간호사님 부축 받고
입원실로 가서 1시간-2시간 정도 휴식을 취했습니다.
말만 입원실이였지 입원 병실은 없는 병원이여서 그냥 작은 방이였어요
휴식을 취하는 동안은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수술실 나오고 30분 뒤엔 속이 너무 울렁거려서 아침 점심에 먹은 것들 다 토해냈고 진짜 심한 생리통 2배 정도 되는 아픔이 지속되어서 계속 뒤척였어요
2시간정도 지났을때 너무 아팠지만 계속 병원에 있을 수 없어서
병원에서 약 처방받고 택시타고 집으로 갔어요.
집에 도착해서 잘 때까지도 배가 진짜 너무 아팠어요

수술 전 6시간 동안은 금식을 해야한다고 하셨는데
물 조금 마시고 약 먹고 일어나서 병원으로 갔어요
9시 예약이여서 딱 맞춰서 갔는데 옷 다 벗고 가운만 입고
병원에서 준 약 먹고 50분 정도 대기 했던거 같아요
그러고 이제 수술실로 들어갔는데 오른손에는 영양제 맞고
왼손이랑 다리는 다 고정시키고 의사 선생님 들어오셔서
전 날에 넣었던 라미를 뺐어요. 라미 빼는건 5분? 정도 걸린 거 같은데
수술 당일에 남자친구나 엄마도 못보고 심적으로 안정도 못취하고
바로 수술실로 엄청 긴장하면서 들어가서 그런지
아픈 고통은 넣을 때랑 똑같았고 힘을 빼야하는데
자꾸 힘을 줘서 더 아프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러고 마취하고 3초 뒤에 바로 잠들었구요
수술 끝나고 간호사분이 깨워주셔서
비몽사몽으로 걸어서 온 거 같은데 제대로 기억은 안나요..

수술 끝나고 아까 말했던 입원실에서 몇 분정도 잠들다가 잠이 깼는데
몸에 힘도 없고 목도 너무 말랐는데 정신만 겨우 들고 갑자기 그냥 이유도 모르겠는 눈물이 펑펑 쏟아져 나왔어요 긴장을 해서 그런건지 아기한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인지 수술이 다 끝나서 안도감이 들어서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3분정도 펑펑 울고 다시 잠들고 또 깨서 펑펑 울다가 정신이 들었어요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엄마랑 같이 울었어요
정신이 들고 나서는 남자친구가 너무 보고싶었고 전화라도 하고 싶었어요
남자친구가 병원으로 온다했는데 엄마가 남자친구를 너무 미워하는 상황이라 제가 오지말라고 극구 말렸어요..

수술 끝나고 엄마랑 맛있는거 먹고 구경도 하고 꽉 찬 지하철도 타고 올 수 있을 정도로 이상할만큼 멀쩡했어요 아기한테 진짜 너무 미안할만큼요..
지금은 집에 온지 2시간 정도 지났고 와플 먹으면서 쉬고 있어요!
약 처방 받은 것도 잘 챙겨먹을거고 2주 안에 4번 병원 오라고 하셨는데
다음주가 시험이라 잘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지금 제 글을 보시고 계신 분들 중에서 미성년자 분들도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제 다음주면 첫 시험인 고등학생입니다
학교가 집이랑 멀어서 50분 정도 매일 버스 타고 통학하는데요
엄마한테 말할지 말지 고민하는 그 기간 동안은 정말 지옥같았어요
입덧이 너무 심해서 밥도 제대로 못 챙겨먹었고 덥고 좀 예민한 날엔
집 가는 버스 중간에 내려서 길에서 토할 정도로 엄청 심했어요

미성년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처럼 질질 끌지말고
임신 확인하고 바로 말씀 드리는게 훨씬 나아요..
수술비도 제가 해결 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하게 나왔구요
라미 넣는거 진짜 너무 아팠어요.. 진짜 상상도 못하는 고통이에요
그리고 산부인과 갈때 꼭 엄마나 남자친구랑 같이 갔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너무 걱정되고 아프고 긴장되는 수술인만큼
옆에서 다독여주고 안정이 꼭 필요한 거 같아요
키우지 못하는 여력인데 억지로 책임감을 가지고 아기를 낳아서 키우는 것보다
조금 더 경제적 안정이 되고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때 아기를 가지는게
맞는거니까 수술하는 것도 저는 하나의 책임지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너무 죄책감 가지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다들 힘내시고 빨리 결정하시고 수술 좋게 끝나서 몸조리 잘 하시길 바라요!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최대한 제가 아는 선에서 답변 드릴게요 저는 부산에 살고 있고 병원도 부산에 있는 곳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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