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는 길 .. 알게 된지 이틀도 안됐는데 .. (장문)
아직 대학생이라 지금은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올해에 유독 스트레스 받을 일들이 많아서 구토 증상이나 계속 잠이 오고 그런 걸 다 넘겼어요
아무리 스트레스 받아도 저녁 먹은 걸 집 가는 길에 그대로 토한 적은 없었는데 ..
남자친구와는 2월 중순에 헤어졌고, 이후에 연락 한번 어떻게든 나눈 적 없었고 번호도 지웠었어요
원래 체형 자체가 다른 데는 살이 없는데 유독 복부 지방이 많고,
그 중에서도 아랫배는 잘 안빠지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다이어트 해야지 생각했고 …
평소 생리도 규칙적이지 않은데 12월말에 마지막으로 하고 계속 안했어요
그러다가 4월 넘어오고 나서는 배를 눌러보면 뭔가 맨살처럼 푹푹 안 들어가고 약간 단단?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근데 중간고사 시험기간에 당장 할 일이 매일을 꽉 채우고 있어서 병원을 못 가봤어요 다 끝나고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가서 임신 테스트 하니 양성 …
초음파 해보니 16주라고 하더라고요 … 그동안의 모든 증상, 생리 안하는 게 한번에 설명되는 ㅎㅎ
벌써 아기가 꽤 커져있고, 성별도 남자인 것 같다는데 현실감이 없어서 아무 생각도 감정도 안 들었던 것 같아요..
월요일 오후에 알고 나서 전 남자친구에게 연락했고 결국 낳아서 키울 여건이 안돼서 .. 지우기로 하고
부모님과는 당장 연락이 안되다가 집 와서 저녁에 통화가 돼서 엄마한테만 말했어요
검사한 병원에서는 수술이 안돼서 화요일에 급하게 여기저기 카페나 인터넷에 검색해보고 전화해보고 카톡 상담 하고 해서 몇군데 찾았고
비용이나 규모, 시설 등 여러가지 보고 결정해서 밤에 바로 약 넣고 왔어요 급해서 혼자 갔다 오게 됐는데
돌아오는 길에 4달동안 알지도 못했으면서 오늘이 아가랑 마지막 밤이라는 생각을 하니까 기분이 참 …
괜히 배도 만져보고 … 주수가 꽤 되니까 점점 커지는 게 느껴지고 배도 나오고 그렇네요
그렇게 알게 된지 이틀도 안된 지금 수술 예약으로 병원 가고 있어요
아가가 그렇게 신호를 많이 줬는데 몰랐던 것도 미안하고, 책임감 없는 것 같아 스스로 괘씸하고,
당장 이번주에 만나야할 사람들과 해야할 일들이 많은데 다 놓을 수 없는 현실에 … 하하
눈물이 나다가 아무 생각 안나다가 그렇네요 문득 그냥 키울까, 낳을까 하는 생각도 들다가 …
16주 4일, 저의 24살 모든 시간을 함께 해서인지 ..
오늘 병원에서 나오면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을 것 같네요
유튜브나 드라마, 영화, 방송에서, 학교 성교육에서 듣던 게 제 이야기가 되니 한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이니 …
여기 들어오신 분들도 고민 많으실텐데 모쪼록 알아챘을 때 빨리 검사하고 부모님이든 남자친구든 상의해서 결정하시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