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차 임신확인 후 수술까지..
3/2일 생리가 끝나고 다음생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생리주기가 28-35일 정도로 일정하지 않은편이어서 생리는 4/2일 전후로 했어야했고 그러던차에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코로나 확진 2-3일 후 갑자기 속 울렁거림과 구역질, 소화불량.. 음식냄새만 맡아도 토할거같고.. 3일정도 이랬던거같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이 증상이 입덧이였나봐요. 그 당시엔 코로나때문에 몸이 너무 안좋아서 그런가보다하고 병원가서 약 처방받고 왔습니다. 생리도 계속 하지않아서 주변에 물어보니 코로나 걸린후에 생리가 미뤄진사람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임신일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5월이 됐고 혹시모르니까 임테기 해보자 하고 테스트해본게 5/5일이었습니다. 검사하자마자 너무나 선명한 두 줄. 바로 남자친구에게 얘기를 하고 다음날 병원가서 초음파로 확인해봤는데 임신이 맞다고.. 심지어 9주1일차다 얘기를 하더라구요. 아이가 발로 차는모습, 심장소리.. 잊혀지지가 않네요. 며칠을 고민하다 중절수술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얘기하니 격하게 운동하고, 코로나도 버틴 아이를 꼭 지워야겠냐고 저를 설득하려하더군요. 중절수술하기 전까지도 제발 지우지말자고 키우자고 뭐가 부족해서 지우려하냐고 배나오기전에 빨리 결혼식하고 애낳고 잘살면 안되겠냐고 끝까지 저한테 얘기를 하며 눈물을 보이더군요.. 솔직히 임신 확인한 순간부터 지워야겠다 마음은 먹고있었지만, 남자친구 모습에 정말 많이 흔들렸습니다. 결국 제가 도저히 용기가 나지않아서 수술상담 받은 후 수술날짜까지 잡고 5/11일 수술 진행하였습니다. 많이 무서웠지만 자고일어나니 모든게 끝. 그 짧은 순간에 정말 다 끝나있었습니다. 약간의 통증은 있었지만 아픈것보다는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몰려오며 몸보다는 마음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첫날에는 배가 살짝 뻐근했었는데 오늘은 그냥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심적으로는 너무 괴롭습니다. 애기 심장소리가 계속 생각나요. 마음같아선 술이라도 마시고 남자친구한테 정말 솔직한 제 마음털어놓고 얘기하고싶은데 지우기 전까지 너무 힘들어하던 모습을 봐서 저 혼자 감당하는게 나을거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임신확인하고 수술하기까지 그 짧은 순간에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고, 제 의사에 따라 결국 모든게 끝이 났습니다. 죄책감에 남자친구탓도 해보고 제 탓도 해봤지만 소용이없네요. 너무나 후회되고, 용기가 없던 못난 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남자친구와 얼른 결혼하고 제대로 준비해서 아이를 낳고 예쁘게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드네요. 앞으로 이런일 없게 아이 계획전까지는 피임을 확실하게 해야겠다고도 마음먹었습니다. 남자친구와 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됐지만 앞으로 잘 극복하려 열심히 노력해보려합니다. 저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일로 많이 깨달았습니다.앞으로 당분간은 힘들겠지만... 제가 선택한 일이니까요.. 이 답답하고 알 수 없는 감정들을 어디 하소연할데가 없어서 여기에 끄적여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