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말할곳이 없어서요

4 년전
안녕하세요.
음.. 현재 저는 13-14주 되어가네요.
20대 후반 커플이고 남자친구랑 2년째 동거하고있어요.
피임약 꾸준히먹다가 등하고 가슴쪽에 여드름이 심해져서 휴식기 갖고 약 바꾸려는 사이에 아이가 생겼네요..

남자친구는 지금까지 계속 무직이었고 이제 6월부터 일 시작한다고합니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게임-잠 반복하는 일상이었는데
같이 살다보니까 알게모르게 듣고 보는 것들이 많네요.

남자친구와 취미로 같이 게임했었을 때 알게 된 A라는 남자인 친구가 있는데 제 남자친구와 동갑이고 이민가서 해외 거주하는 한국인이더라고요.
그거까진 좋았는데 제가 회사다니고 이래저래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을 잘 안하게 되었고 A라는 친구랑도 연락이 끊겼어요.

근데 위에서도 언급했듯 같이 살다보니 듣게되거나 우연히 보게되는 게 있는데 며칠전 컴퓨터를 쓰려고 보니까 남자친구가 친구A와 나눈 메시지창이 떠있더라고요. 제 이름이 있어서 잠깐 봐보니 제 뒷담부터 시작해서 ㅇㅇ이 임신한 거 같다, 근데 그냥 내 감이지 사실은 아니라서 나도 잘 모르겠다 등등의 별 말을 다 했더라고요...

하루는 제가 중간에 코로나 양성으로 앓았던 적이 있는데 양성나온 키트 사진을 보내면서 ㅇㅇ이 양성나왔다고하니 A라는 친구가 다른 게 두줄 아닌게 어디냐며.. 서로 웃으면서 장난치는걸보니 어느새 제 임신이란건 그냥 장난의 소재가 된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터놓고 말하고 의지하려다가 말하면 안될 사람인 거 같아서 죽어도 말 안하려고 혼자서 보호자 동의 필요없는 병원도 알아보고 돈 마련하고 속상해하고... 미련하게 이러고있네요.

코로나 앓은 일주일 전후로 몸상태가 안좋아서 병원도 일찍 못가보고 혼자라는 두려움에 잔료받기 무서워서 사실 꾸물댄것도 있었어서 그냥 제 자신이 너무 죄스러운 마음뿐이에요..

회사 다니면서 진료보고 수술일정 잡으려니 여의치 않아서
내일 반차내고 저녁에 내원해서 약넣고 토요일 오전중에 수술하기로 일정을 잡아놓았는데 진료 예약하고나니 실감이 확 되면서 불안하고, 무섭고, 터놓을 곳 없어 답답하고.. 막 여러가지 감정들에 복잡한 하루하루네요 ㅎ
씩씩하고 일관되게 지내려고 노력하는데 사람이 어쩔 수 없는게 밝게 잘 티 안내다가도 우울해지고 그러는데 그래도 제가 감당하고 컨트롤 해야겠죠..

친구도, 가족도 말하기 어려운 일이다보니 참고 참다가 제가 더 망가져버릴까봐 여기가 대나무숲이다 생각하고 마음이라도 털어놓을겸 주절주절 써봤어요. 그래도 좀 후련하니 좋네요!

주수가 크기도해서 수술과정도 무섭고 다 무서운데 이런 주수대의 수술후기가 많이 없어서 계속 무서운 상상만 늘어가고있어요T~T. 그래도 힘내봐야겠죠?

두서없이 막 썼는데 혹시라도 읽어주신분이 계시다면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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