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톡

[울산] 6주차 1일 오늘 3시간 전 수술후기(울산)(두서 없이 긴 글 이해해주세요..)

3 년전
-임신을 인지하고 수술을 결정하기까지

마지막 생리일은 4/11이고 주기가 긴편이라 예정일은 5/17일 이였습니다 .마지막 관계일은 4/24인데 불안해서 응급피임약을 먹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생리를 하지 않자 불안했고 직접 임신을 인지하게 된 건 지난주 평일부터 였습니다. 이상하리만큼 아랫배가 묵직하고 소화가 불편한 느낌이였고 이유없이 더부룩하고 어지럽고 생리전 가슴 통증과는 비교가 안되도록 가슴이 아팠어요.
5/20일에 아침 첫 소변으로 임신테스트기를 했고 정말 과장하나 안보태고 닿자마자 흡수 되어 5초안에 두줄이떴어요 .
새벽에 검사했는데 제가 잠이 덜깨서 잘못 본건 아닌지 한참을 바라보다가 정신차리고 나니까 덜컥 무섭고 눈물부터 나더라구요. 옆에 남자친구가 같이 있었고 임신 사실을 바로 알렸습니다.
임테기가 오류 날 일은 거의 없다고 알고 있었지만 믿고 싶지 않아서 그날 9시가 되자마자 집앞 산부인과에 가서 혈액 검사를 했어요. 결과는 1만9천이 넘는 수치였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습니다.(이때 초음파는 하지 않았어요)
제가 23살인데요 그렇게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또 아이를 낳아 기르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고 제가 하고 있던 것들(학업,취준 등)때문에 너무 막막하더라고요 그렇지만 한편으론 정말 낳아서 잘 길러보고 싶었어요.
남자친구도 낳아서 키워보자 결혼은 좀 서두르면 되지 않겠냐며 설득했지만(남자친구는 저와 다르게 나이도 찼고 멀쩡한 직장도 있습니다) 그 뒤에 너무 막막해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에 ..아이를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말동안 정말 많은 정보를 찾아봤어요 병원을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리고 초기에 수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추후 임신에 차질은 없는지 ..그러던 도중 블로그에 뜬 토닥어플 광고로 이 어플을 접하게 되었고 가입하고 보니 모두 저와 같은 심정으로 글을 올리시는 걸 보고 그것만으로 위로가 너무 되더라고요.
병원 먼저 알아봤는데 제가 사는 울산에는 후기가 몇 없어서 ..너무 무섭고 걱정되었지만 그래도 다른분이 다녀가셨던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월요일(5/23)에 중절 수술을 하시는 병원에 방문에서 질 초음파를 받았어요.
초음파 검사일 기준 5주차4일이 되었고 선생님께서 여쭤보시더라고요 임신유지를 할건지 말건지..저는 당장 중절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간 건 아니라서 콩알처럼 나온 아기 사진을 받아들고 조금만 더 생각해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사진을 두고 남자친구랑 얘기를 정말 많이 나눴어요 어떤 선택을 해야 우리가 조금이나마 덜 후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요. 남자친구가 자영업자인데 저와 내년에는 같이 일을 일궈나가려고 계획중이였던 터라 여간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저도 도저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남자친구도 하루만 생각할 시간을 줄 수 있냐해서 그러라고 했습니다.다음날이 되도록 남자친구는 여전히 고민에 빠져 힘들어 했고
아이를 낳게 된다면 둘다 너무 많은 걸 포기해야 했기에 저도 이해가 되었지만,
시간이 더 지체된다면 나중에는 더 힘들어 질 것이 뻔해서 .. 남자친구에게 울면서
그렇다면 내 선택에 따라줄 수 있겠냐고 말 했습니다.
둘이서 정말 서럽게 울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너무 고맙더라구요 한창 생각 많을 때 남친이 아이도 아이지만 난 너가 더 중요하니까 너 기분이랑 몸만 우선으로 생각하고 주변 신경쓰지말고 결정해도 괜찮다면서 계속 위로해줬거든요.
마음을 추스리고 수요일에 병원에 전화드려서 오늘(5/27)로 수술을 잡았어요

-수술(9:30)

전날 입덧으로 저녁을 못 먹었던 터라 아무것도 못먹고 금식하면 수술후 너무 힘들거같아서 밤 10시에 죽을 시켜먹었습니다. 이것도 속이 안좋아서 거의 못먹었어요ㅠㅠ
밤 12시 이후로는 물도 안 마시고 금식 했습니다.
아침 8시에 일어났더니 너무 입이 마르고 물을 마시고 싶었어요 그래서 물로 가글 하면서 입만 축였습니다.
수술후에 하루는 샤워 안하는 게 좋다는 정보를 봐서 아침에 미리 샤워를 했어요
병원 도착후 시간이 촉박해서 남자친구는 저 바래다주고 옷 갈아입고 준비할 동안
근처 은행에 돈을 뽑으러 갔습니다
속옷을 벗고 치마를 입는데 이때 속옷은 치마 주머니에 넣어두시라고 하셨어요(수술후 패드 붙여서 입여주십니다)
혼자서 회복실에서 대기하는데 너무 무섭고 긴장됐어요 밖에서 수술 도구 소독하는 소리..? 덜그럭덜그럭 소리 같은 걸 듣고 있으니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수술 준비 끝났다고 나오라 하셔서 나갔더니 진료실의 굴욕의자랑 비슷하지만 평평한 침대가 있더라고요 . 진짜 이때부터 긴장이 될 대로 됐고 맨탈이 나갔어요.
누워서 다리 올리고 주사바늘 먼저 꽂았고 선생님 오시고 옆에서 자고 일어나면 다 끝나있을 거다 말씀해주시면서 마취제를 맞았습니다 .입 안에 약 냄새?같은게 퍼지면서 화악 어지럽더니 잠들었어요.
마취후에 팔다리를 고정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고정한 기억이없어요!
간호사선생님이 깨워주셔서 일어났더니 다 끝나있었고 저는 수술 중 통증이나 느낌 하나도 없었습니다 깊게 마취된 거 같았어요. 근데 수술 후 일어나서 신발을 신는데.. 그때부터 미칠듯이 배가 아프더라고요.평소 생리통이 많이 심해서 그거랑 비슷했는데 뭔가 좀더..온몸을 꼬게되는 통증이였어요. 부축해주셔서 회복실로 가서 누웠고 영양제와 항생제 링거를 맞았습니다. 보호자 불러주셔서 그때부터 남자친구랑 같이 있었는데 제가 많이 아파하니까 엄청 착잡해보였어요 (막 벽지 뜯을 기세로 벽 긁고 그랬음).
통증은 진통제 들어가고 15분정도 지나니 조금씩 사그라들었고 3시간 지난 지금은 아픈 느낌 전혀 없습니다.
링거 모두 맞고 마취도 깨고 나오니까 간호사분이 화장실 가서 소변 한번 보시면서 출혈양 체크 해보시라고 하셔서 소변은 안 마려웟지만 화장실 갔어요.
피는 거의 안 묻었었는데 ㅇ마취 탓인지 갑자기 머리가 핑 돌면서 토할거 같더라구요..다른 분들은 꼭 회복실에서 링거 다 맞아도 좀 더 누워잇다가 나오셔요 ㅠㅠ
나와서 의사선생님이랑 마지막 면담 하고 다음주중에 편한 날 진전상태 한 번 보자 하셔서 알겠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가기전에 여자 간호사 실장님?이 명함 주시면서 출혈이 혹시 너무 많으면 진료시간 지나도 핸드폰 번호로 연락 달라고 하셔서 너무 안심되고 감사했습니다..

-비용/병원

위치는 울산광역시고 댓글이나 쪽지로 알려드릴게요
비용은 제 주수 기준 수술비 50+유착방지약물15+영양제10=75만원이였는데
현금으로 해서 67만원이였습니다

-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저랑 같은 심정으로 이제 막 병원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으실텐데 저마다 다 다른 사정으로 결정하심에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수술 마치자마자 글썼습니다.
지금 심정은 꼭 제가 좀더 성장한 어른이 되었을 때..아이가 다시 한 번 찾아와줬으면 좋겠어요 같은 아이를 만나는 건 불가능 하다는 사실이 너무 괴롭고 힘들지만 옆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해준 남자친구덕에 이렇게 버티고 있는 거 같아요.

아 그리고 수술 받으러 가시는 날 립밤이랑 텀블러에 시원한 물 챙겨가시면 좋을 거 같아요! 저는 수술 후 입이 그렇게 바싹 말라서 힘들더라구요 ㅜㅜ

우리 모두 이 계기로 자기자신에게 실망하고 상처받고 주저 앉지말고 좀더 단단한 진짜 어른이 되어 봐요
멀리서나마 제가 응원할게요
궁금하신점 댓글 달아주시면 답변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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