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톡

[부천] 방금 5주차 중절수술 하고 왔습니다.

농담
3 년전
저는 혼전 임신은 아니고, 이미 아이를 세명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임신이 된거라 저 포함 아이들과 가족들의 상황을 고려한 후, 중절을 결심했습니다.





혼전이 아니기 때문에 기록에 남아도 문제될 건 없고, 저와 가족들의 슬픔만 이겨내면 되는 상황인데, 관련 정보를 찾는게 정말 쉽지 않더군요.


네이버는 전부 광고판이고, 심지어 나같은 사람들이 있겠거니 지역맘 카페에 병원 문의 게시글 올리니, 바로 삭제가 되더군요;;


원래 아이들 낳았던 병원에 가서 관련 문의 하려하니, 자기네는 관련 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접수도 안해주더군요. 뭔지모를 배신감...


그나마 토닥톡이 있어줘서 너무 고맙고 후기를 남겨준 분들이 너무 감사해서, 저도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기억이 가장 또렷할 때 바로 후기 올립니다.





생리 주기가 매우 규칙적으로 매월 24~25일 시작하는데, 20일 월요일에 속옷에 갈색혈이 묻어있었어요. 생리 거의 끝날 때쯤 생리대에 묻어나오는 그런 혈이었습니다.


뭐지? 싶어서 일단 생리대를 했는데, 다음날에도 딱 고만큼 묻어나오더라구요. 순간 임신했을 때 봤던 '착상혈'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면서 관계 날짜 등등을 되짚어보니, 빼박 임신이더군요.





수요일에 얼리임테기로 2줄 보고, 네이버나 토닥톡 여기저기 후기며 각종 병원 정보 찾았으나, 그냥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동네 산부인과에 전화해서 중절수술 하냐고 문의하니 하기는 한다고, 일단은 상담 받으러 오시라고 해서 목요일에 바로 갔습니다.


결혼 했는지, 아이는 몇 명인지, 자분이었는지 제왕이었는지 물어본 다음 바로 질초음파 봤습니다. 원래는 보통 배 위로 투시하는 초음파를 보는데, 주수가 너무 얼마 안되서 굴욕 의자에 앉아서 질 초음파를 보더라구요.


쌀알정도 크기라고 토요일부터는 수술 가능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산부인과 상담 가기전 샤워하면서 이미 폭풍 오열을 하고 갔는데, 초음파를 보니 일반인 눈에는 뭐가 뭔지 잘 보이지도 않지만, 정신없이 눈물이 주룩주룩 나더라구요.


주수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주까지 수술비는 39만원이고, 이후 일주일 더 지날때마다 10~15만원씩 추가된다고 했습니다.





갈때 약 한 알 주더라구요. 집에서 남편과 다시한 번 잘 상의하고, 전화 예약하실 때 약 복용 방법 알려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주말에는 애들 보육을 해야 하기 때문에 월요일 오전 11시에 예약을 하니, 오전에 공복으로 9시에 약 먹고 오라고 하시더군요. 약먹을 때만 물 마시고 그 외에는 물도 마시지 말라고.


수술비는 현금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토닥톡에서 후기로 봤던 수술비는 60~100만원까지 봤는데, 역시나 네이버에 광고글 올리는 병원들은 중절로 돈벌이하는 거라고 생각되더군요. 별의별 영양제 맞춰놓으면서 돈 더 청구하는 느낌.... 아닐수도 있구요.





오늘 시간맞춰 가니 수면마취를 위해 어떤 양식에 제 이름, 주민번호, 서명, 주소 쓰고, 보호자 정보도 쓰고 그런 서명을 받은 후,


저에게는 화장실 한 번 다녀오라고하고, 보호자를 통해 현금 결제 수술전에 하고, 바로 수술 들어갔습니다.





굴욕의자에 앉아서 초음파 한 번 더 보더군요. 엄마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많이 안자랐다고 하셨어요. 엄마 상태가 태아에게 직접적으로 간다고.


팔다리 의자에 고정시키고, 질에 뭔갈 끼우는데, 자국경부암 검사 받을때처럼 뻐근한 통증이 있고, 좀 더 시간이 걸리고, 배가 좀 아팠습니다.


수면 마취하는데, 제가 너무 우니까 울면 마취 잘 안된다고, 마음 잡고 천천히 심호흡하라고.


아가한테 하고 싶은말 되뇌이면서, 살짝 어질어질해서 눈 감았는데, 다 됐다고 산모패드한 팬티를 간호사가 입혀주더군요. 나는 그냥 눈만 한 번 감은거 같은데, 이미 끝난 상황.


수술은 했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끝나버립니다.





배는 계속 아프고, 진통제 놨으니까 좀 있으면 괜찮을거라는 소리와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마취가 빨리 깼다고 했던게 기억나네요.


눈 떠야 한다고 해서 잘 안떠지는 눈 억지로 뜨고, 의자에서 내려와 간호사가 부축해서 제발로 걸어서 회복실로 가 침대에 눕고 링겔을 놔줍니다. 나중에 이게 뭐냐고 물으니 영양제 칵테일 주사라고 하시더군요.





회복실에 누워서 지금 몇시냐고 남편한테 물으니 11시 20분이라고 했어요. 저는 마취상태가 약 15~20분 정도였던 것 같네요.


위로는 소리내면서 엉엉 폭풍 오열하고, 하반신은 아프고.. 그러는 회복을 1시간 정도 누워서 하고 있으니, 간호사가 와서 링겔 빼고, 주의사항 알려준다음 처방전주셨습니다. 그때 시간이 12시 20분.


그때쯤 되니 배도 별도 안 안팠어요. 처방전은 주로 염증완화인것 같네요.


앞으로 2주 동안 피가 안나올수도 있고, 나왔다 안나왔다 할 수 도 있다고 했고, 3일동안 계속 병원 나와서 염증치료와 주사 맞으라고 했습니다.





5분도 안되는 거리의 집으로 걸어오는데 보폭을 크게 하기가 조금 힘들었으나, 그냥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였고,


수술 직전에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집에 도착해서 죽 먹고 있는데 요의가 옵니다. 아마 영양제를 맞아서 그런듯요.





병원은 그냥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는게 좋을 것 같아요. 바로 집에서 쉴 수 있도록.


제가 간 병원은 후기도 없고, 광고도 없고 그래서 처음에는 좀 먼 곳에 10년이상 경험이 있다는 산부인과 가서 하려고 했다가 마음을 바꾼거였는데, 신의 한수였던 거 같습니다.


간호사 의사 전부 친절하셨고, 산모의 기분과 마음을 최대로 이해해주려고 해주셨어요. 가격도 예상보다 많이 아래였고.


댓글로 병원 질문 주셔도 제가 못볼지도 모릅니다. 




지금 무섭고, 힘들고, 답답하고, 괴로우신 분들 시간이 해결해줄겁니다. 너무 상심마시구요.


저는 아이의 영혼은 저희보다 더 좋은 환경의 부모에게서 태어나 더 많은 사랑 받으면서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꼭 그렇게 되도록 무교이지만 기도하기로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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