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톡

5주차 중절 수술 3일 뒤 후기입니다.

3 년전
우선 저는 네살 아이를 키우고 있구요.
이 아이도 낳기 전부터 저희는 딩크부부였습니다
얼떨결에 찾아온 아이였기에 아무런 준비 없이 부모가 되었고
부모가 된다는 것은 사랑과 인내만으로 되는게 아니더라구요
매일 아이와 남편과 지지고 볶고 나는 늙어가고 경력은 단절되어가고
무얼 해도 행복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이제 좀 아이를 키울만 하고 여행도 다니고 육아가 너무 편해지고 운동도 다시 시작하고 육퇴 후에 맥주 한잔은 정말 꿀같은 보상이였네요
아이낳고 생리주기가 늘 일정했는데 5일정도 미뤄지고 첫째때와 너무 같은 느낌이길래 테스트기도 안하고 무작정 산부인과를 갔더니 테스트기도 안하고 왜 임신같냐고 그러더라구요
그냥 느낌이 그렇다 ㅋㅋㅋ 혹시 아니더라도 그냥 검진받는 셈 치면 되는거 아니냐 했습니다
의사선생님 만나고 질초음파 하니 아니나 다를까 5주되었다고 어찌 알았냐 하시길래 그냥 임신같았다 했습니다 ㅋㅋ
속도 너무 안좋고 어지럽고.. 몸도 예민한 사람이라 더 잘 느껴졌는지 몰라요
무튼.
낳기싫다 얘기하니 이런 큰 병원에서는 안된다 딱 잘라 얘기하시더라구요
의료법상 병원은 얘기해줄수없으나 어느동 어느동 얘기해주시면서 검색해서 가보라 하시길래 신랑에게 바로 전화했더니 한숨만 푹푹.
낳고싶다고 하는데

이제서 우리 다 편해지고 각자 생활 잘 즐기고 있는데 둘째가 태어나면 다시 삼사년을 지지고 볶고 하며 집안에만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밖에 나가고싶어하는 첫째에게 동생때문에 못나가 미안해 라는 말을 달고살며 집안에 여기저기 우는 소리가 더 들릴거다 라고 얘기하니 제 말이 틀린것도 없고 너무 이해가 가지만 찾아온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 하길래 조금 더 냉정하게 얘기했어요

지금 이건 아이 아니고 난황이야 세포야

라고 얘기하니 알겠다 하더라구요
그날 바로 병원 두군데 전화했는데 한군데는 1주일에 한번씩 질내에 약을 투입하는곳(여긴 2주동안 약을 넣고도 배출되지 않으면 3주차 4주차까지 약을 넣어야 한다더라구요)
한곳은 소파술

소파술 선택하고 다음날 바로 예약했습니다
뭔가 보여주기 싫어서 혼자 가려했는데
미친놈같다며 -_-ㅋㅋ 다음날 첫째 등원 시키고 같이 갔습니다

병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약간 공황 비슷하게 오더라구요
저와 같은 처지같은 커플 혹은 부부들이 굉장히 많았고 상담하고 입원실? 같은 곳에 들어갔을때는 이미 손발이 다 덜덜덜 떨리며 이게 맞는건가
내 이기심에 내 편안함에 이게 맞는건가 싶었습니다

엉덩이에 무슨 주사를 맞았는데 설명도 안해주시고 ㅜㅜ 속옷을 벗고 흔히 알고들 있는 그 치마를 입고 분만하는 의자도 아닌 진료보는 의자도 아닌 그 비스무리한 의자에 누워 심호흡을 하라고 하면 정맥에 수액을 꽂고 수면마취 주사를 놔주십니다

제가 그 의자에 누운건 오전 10시 50분 , 눈을 뜨고 간호사가 부축해서 회복실로 들어오고 보호자를 불러준 시간이 11시 남짓.

고작 10여분만에 끝났더라구요
수면마취 자체도 처음이였기에 눈을 떴을때 심한 과호흡과 죄책감에 아픔도 몰랐어요

이렇게 간단한거구나

정신을 다시 차리기도 5분도 안걸린거같아요
저는 그 수술방? 이랑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남은 영양제 맞는 40분동안 정말 여덟분 정도 수술하시더라구요
마치 공장같았어요

수술이라면 수술이지만 병원에서 나온 그 순간부터 뭐 아픈건 정말 없었습니다
다른 후기 보면 생리통 같다, 너무 아프다 하는데 케바케같아요
오히려 수술 하자마자 속이 너무 편안했습니다

그치만 혼자 있는 시간이나 밤이 되니 죄책감과 미안함에 너무 힘드네요.
괜히 지웠나.. 후회는 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이 죄책감은 잠깐이라 생각해요
저는 제 인생이 더 중요하거든요

혹여, 중절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하루라도 빨리 아이가 더 크기 전에 겁내지 말고
남자친구, 남편, 부모님께 알려서 본인 몸을 더 챙기도록 하세요

6주가 되면 심장이 생기고 11주가 지나면 태아는 생존능력이 생긴다고 합니다

제가 좀 꼰대같지만 ㅜㅜ 어린 친구들 한순간에 실수로 몸 망가트리지 마요
중절 또한 출산과 같다고 하네요
아이를 낳아보니 처녀때와는 컨디션 자체가 다릅니다

저도 이제 호되게 당했으니 .. 피임 철저히 하고 ㅋㅋ 이 어플은 삭제하려 합니다
모두 중절수술 없이 .. 꼭 콘돔이나 사후피임약 이용합시다!!!!!

그리고 혹여 중절수술 하시게 되면 몸이 괜찮아도 ! 술담배 하지 말고 더워서 땀이 뻘뻘 나도 산후조리와 똑같이 해주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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