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톡

[부천] 오늘 11주차 수술하고 온 후기입니다

갱스
3 년전
이 어플로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고 개개인마다 고통의 정도, 비용이 천차만별이여서 저처럼 불안하고 초조해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어느정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최대한 자세히 후기를 남깁니다. 아직은 회복중이고 앞으로 경과를 더 지켜보고 그 이후에 후기도 올리겠습니다.



처음에 생리가 멈춘걸 알고나서 몸의변화를 조금씩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남자친구와 함께 생리기간이 지나자마자 임테기로 확인을 했어요. 너무 선명하게 두줄이 뜨자마자 저절로 “어떡해…” 라는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그만큼 키울 조건이 절대 될수 없었고 막막해서 그랬는데 임신사실을 알자마자 축복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아이한테 너무 미안하고 죄스러웠어요. 남자친구는 어떻게 해서든 책임지겠다 같이 이겨내보자고 했지만 저는 미안하게도 막막한 심정뿐이였어요 병원가서 초음파 확인해보니 6주 2일차였습니다.



입덧이 바로 나타나더라고요 처음엔 입덧,냄새덧으로 몇주 고생을 하다가 9주차 정도 되니까 갑자기 입덧이 괜찮아지더니 먹덧으로 고생했어요. 가뜩이나 돈도 없고 남자친구 혼자 일하기엔 저희의 금전적인 상황이 너무 절망적이였던지라 임신으로 인해 일도 못하고 남자친구를 도울수 없다는 사실에 우울하고 모든게 막혀버린 기분이더라고요 제 꿈도 잃어버렸다는 부정적인 생각만 자꾸 떠오르고..

남자친구는 정말 잘해줬어요 입덧으로 고생하니까 이런저런 과일도 사다주고 먹고싶은것 다 참아가며 많이 도와줬어요..근데 자꾸 제 속에서는 제가 제 인생도 져버리고 나중에 태어날 아이한테 더 못된짓을 하는것같아 우울했어요



결국 남자친구와 상의 후에 중절수술을 결정했어요..남자친구는 책임질수 있다 했지만 어쨌든 제 몸이고 제 인생이니까 존중하겠다고..임신사실을 알게됐을때부터 수술직전까지 맘고생을 너무 많이했어요. 남자친구랑 결국 헤어졌거든요. 제가 헤어지자했고 남자친구는 붙잡으면서 어떻게 애까지 생겼던 사이인데 헤어질수가 있냐고 했지만 앞으로의 그 친구 인생, 제 인생을 위해 최선의 결정이였어요. 살면서 제일 괴로웠어요 정말.



이 지역 저 지역 여러군데 알아보다가 집에서 차타고 30분 거리에 있는 부천에서 수술을 하게 됐습니다. 후기톡에 올라왔던 곳이고 무엇보다 친절함, 비용적인 면에서 가장 나을것같아 전화하고 바로 당일수술을 진행했습니다. 비용은 총 115만원 계좌이체 했습니다. 병원시설은 노후한편이였고 60대정도의 남자의사분이셨어요 간호사분도 너무 잘해주셨고 진료하면서 소독, 자궁열리게 해주는 약 투입을 바로 진행했는데 남자의사분한테 진찰도 처음이였고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라는 생각에 제가 너무 긴장을 하니까 다독여주셨어요 소독이 아팠다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는 너무 긴장해서 오히려 아무것도 못느꼈어요. 약 투입후에 두시간 기다리고 수술을 진행하자 하셨고 그 전에 잠깐 상담을 받았는데 10주-11주차라고 하셨고 혹시 남자친구랑 연락 되냐고 전화할수 있냐 하시더라고요 제가 필수냐고 여쭤봤는데 예전엔 그랬는데 지금은 필수까진 아니고 또 제가 성인이니까.. 기록에 안남게 할거고 유산기가 있어 수술 진행하는 걸로 해놓겠다고 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하게도..제가 너무 우니까 걱정말라고 잘 신경써서 해드리겠다고 해주셨어요.



두시간동안 영양제 맞으면서 기다리는 동안 하염없이 눈물만 났어요..끝까지 책임지려 했던 남자친구, 세상의 빛도 못본채 떠나보내야하는 아이한테 너무 미안하고 죄책감에요..한시간정도 지나니까 생리통처럼 배가 살살 아팠고 몸이 으슬으슬 떨렸어요. 시간이 되니까 수술실로 옮겨서 팔다리 묶는데 진짜 온몸이 사시나무떨듯 떨렸고 눈물이 더 나더라고요 간호사님이 옆에서 진정시켜주셨는데도 너무 떨었어요..속으로 계속 아이한테 미안해만 외치고 있는데 마취제 넣는 동시에 의사님이 소독 한번 더 해주시고 질정 넣어주시는데 이게 진짜 좀 아프더라구요 약간 생리통+복통이 같이 오는 느낌..마취제 들어가면서 팔이 뻐근하게 아플거라 했는데 밑에만 아파서 아아 아파요 어지러워요 하는 와중에 마취가 된것 같았어요.

저는 분명 마취가 안된줄 알았고 고통이 계속 느껴졌던것 같은데 중간에 말도 하고 울기도 했던것 같은데 수술중간 제 양말을 벗기는 것도 다 느껴졌거든요 근데 수술이 어느새 끝나있더라고요.



비틀비틀 부축받으면서 회복실로 갔고 앞이 잘 안보였어요..혼자 갔어서 마취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간호사님 손붙잡고 엉엉 울었어요 정말 대성통곡..너무 울면 머리아프니까 그만울라고 다독여주시는데도 그냥 눈물이 저절로 나오고 어지럽고 앞도 잘 안보이고 계속 헤어진 남자친구랑 애기가 생각나 한 십분동안은 울기만 했던것 같아요 중간중간 저 마취풀렸던거 아니냐고 고통이 느껴졌던것같다 하니까 아니라고 정말 수술 잘 끝냈다고 하시더라고요 심지어 코골면서 잤다고..중간중간 깨서 울기도하고 말도하고 하다가 다시 코골면서 자고 그랬다네요..마취 덜풀려서 계속 죄송해요 고생많으시죠 어떡해 이 말만 무한 반복..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잘 받아주셨네요..ㅠ 마취가 안풀렸을때까지 계속 배가 너무 아파서 진통제 놔달라고 하니까 이미 놨다고 진정시켜주셨어요 진짜 딱 생리통처럼 아파요. 허리도 아프고..그때까진 너무 정신없다가 눈감고 누워있는데 다 퇴근하고 끝까지 의사선생님께서 남아서 엄청 잘 챙겨주셨어요..수요일 토요일에 진료받으러 가기로 했고 병원 나오자마자 속이 너무 안좋아서 화장실 갔는데 위액만 토하고 소변은 정말 그냥 피..만 쏟아내고 나왔어요

양말도 수술하다가 피묻어서 그냥 버려달라하고 제가 원피스를 입고 갔어서 그냥 제옷 입고 수술했는데 옷에 피가 엄청 묻어있더라구요 생리대도 따로 챙겨가서 갈아줬고요..그냥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택시타고 집에 왔어요



수술하면서 정말 힘든건 보호자없이 혼자 가게 되니까 정신없는 와중에 혼자 다 해결해야해서 힘들었어요 집와서 죽먹고 약먹고 쉬는중입니다..그냥 눈물만 하염없이 흐르네요 몸도 마음도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죠 그 생각만 하면서 버티고있어요. 이게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였을거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있어요..수술을 앞두신 분들, 아직 몸도 마음도 회복중이신 분들..앞으로 더 빛날 우리들의 인생을 생각하면서 힘내봐요 그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건 나 자신이니까..



더 궁금하신건 댓글이나 쪽지 주세요 최대한 도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고통은 다 참을만한 고통이니까 수술 앞두신 분들 너무 무서워하지말고 잘 수술 받으셨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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