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13주차

희밍
3 년전
오랫동안 연애를 쉬었어요 경제적으로 제가 연애를 할 상황이 되지 못했고 여유가 없었거든요 그러다 파견 나간 회사에서 지금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전 30대 초반 남자친구는 20대 중반이었어요 전 연애도 결혼도 전혀 생각 없었고 더군다나 연하라뇨.. 정말 싫었습니다 근데 첫눈에 반했다며 몇날 몇일을 연락하고 집앞으로 찾아오고 본인 한번만 믿어봐 달라며 애원하던 그 모습들을 보고 그냥 가볍게 만날 생각으로 그렇게 시작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또래보단 성숙하지만 여전히 저에겐 너무 어린 친구였고 그렇기에 참 많이도 싸웠습니다. 하지만 저도 오랜만의 연애에, 싸웠어도 그래도 나만 좋아하던 그 친구 모습이 그렇게도 좋았나 봅니다. 끊어내지못하고 반년째 만나는중 얘기치 못하게 임신을 하게 되었고 저는 술,담배,커피를 달고 사는 사람이었고 형편상 아가는 저에게 너무나 큰 부담이었습니다. 저는 고민도 없이 지우려고 했고 그 친구는 아가 소식을 기다렸다는듯 너무나도 좋아했습니다. 늘 결혼하자 애기 갖고싶다를 입에 달고 살던 친구여서 더 그랬나 봅니다.
그 친구도, 저도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던지라 저는 임신중절 목적으로 병원을 방문했고 5주차 라는 얘기와 초음파로 보이는 그 작은점이 뭐라고... 형태도 안보이는 그게 뭐라고... 울컥해 키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회사엔 비밀로 하고싶었어요 말 많은 직원들이 뒤에서 저를 뭐라고 할까요..? 너무싫었습니다 회사 특성상 하루종일 서 있어야 했고 무거운것도 들어야했으며 높은곳으로 물건을 쌓아야하는.. 그런일을 묵묵히 해 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요 임신전보다 더 싸우는 우리의 모습이 보여, 참 많이 설득했습니다 지금 애기 낳는건 시기상조이니 안된다고.. 절대로 애기는 지울 수 없답니다. 배가 부르면 회사도 그만두고 기숙사도 나와야하는데 당장 살 집도 없고 집을 구하고 있다는 그 친구의 말만 믿고 기다렸는데.. 현재 13주차 입니다. 아무런 진전이 없는 그 책임감 없는 그친구의 모습, 이젠 너무 지칩니다.. 헤어지려합니다 아가도 제 힘으론 안될것같아 수술 하려합니다..
물론 그친구도 힘들겠지만 실질적으로 몸도 마음도 망가지는건 전적으로 저라고생각합니다.. 부족한 저희 때문에 새 생명이 빛도 보지못하고 사라져야한다는 죄책감, 왜 하필 나한테 왔나 불쌍하고 미안합니다....
그 친구에게 뭐라고 해야 납득하고 정리해줄까요.... 너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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