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톡

[서울] 6주 4일차 당일수술 후기 (매우 길어요)

3 년전
다들 얼마나 절박한 심정일지 알기에 자세한 후기 남겨요.
수술 후기만 궁금하신분은 중간 표시지점부터 읽으시면 될 것 같아요.


우선 전 30살이고 남자친구인 사람과만 관계를 해왔는데 올해초에 전남자친구와 헤어지고 길게 썸을 타게된 사람이랑 처음으로 연인이 아닌 상태로 몇번 관계를 갖게 됐어요.
6월에 딱 2번 관계를 가졌는데 하필 배란일이었던 날 둘 다 만취일때 긴가민가했었는데 첫 사정을 질내로 한거같아요. 그 딱 한번이 덜컥 임신이 된거죠... 기억이 가물가물할때 다음날 사후피임약이라도 먹었다면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후회가 되네요.

배란일인 6월30일 관계 이후, 2주 뒤인 7월14일이 생리예정일이었는데 딱 그날 피가 보이더라구요. 제가 워낙 칼주기라 당일에 피가 나와서 당연히 생리인줄 알았는데 양이 평소보다 현저히 적었어요. 라이너만으로 2-3일 정도수준.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착상혈이었던것 같은데 당시엔 당연히 생리인줄 알았고, 하필 이틀전에 코로나에 걸렸을 시기라 그로 인해 양이 적은줄 알았어요.

그렇게 1주일이 흐르고, 약간 이상하다고 느꼈던 점은 유두가 너무 예민하고 가슴이 커져있는 느낌이 지속됐어요. 그런데 또 하필 이때 제가 해외여행 일정이 있어 10일동안 출국을 했어요. 여행을 다니는데 평소보다 너무 금방 피곤해지고 잠이 쏟아지더라구요. 이 역시도 코로나 후유증인줄 알았어요.
그러다 여행 막바지에 3일정도 동안 급격하게 속이 너무 울렁거리고 메스껍고 음식 냄새만 맡아도 토할것같더라구요. 이 때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 임신한거 아니야..? 시기와 양으로 봤을때 지난 생리가 생리가 아닌 착상혈일수도 있고, 코로나 후유증이 아닌 임신증상과 입덧일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미친듯이 불안해서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임신 초기증상과 제 증상이 비슷한걸 보면서 혹시나가 절망으로 바뀌더라구요. 그런데 해외여행 중이었기 때문에 임테기를 살수도 해볼수도 없었고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으로 입국만을 기다렸어요. 그렇게 입국하자마자 다음날 임테기를 사서 해봤는데, 2개의 임테기가 모두 닿자마자 선명한 두 줄이 뜨더라구요. 워낙 며칠 내내 걱정하고 불안해했던터라 보는 순간 엄청나게 좌절하기보단 몇 분동안 멍해있다가 내가 할수있는 최선을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임테기 하기전엔 상대에게 알려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결과를 보고나니 얘기하고싶지 않더라구요. 남자친구였다면 불안했던 순간부터 수술까지 모든걸 공유했을텐데 이사람과는 정식으로 만나는 사이도 아니고 겹지인도 많아 굳이 알리고 싶지않았구요, 저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혼자 하기로 했습니다.



- 여기부터 병원을 알아보고 다녀온 후기입니다 -

저는 처음엔 병원톡에 있는 강남근처 여의사 병원으로 가려고했어요. 근데 병원 후기 찾다보니 불친절하다는 글도 간간히 있어서 한 군데만 더 찾아보자라는 심정으로 찾아봤는데, 병원톡에 올라와있진않지만 병원톡에 여러 체인점이 있는곳(강남)이었고 평소 네이버리뷰도 나쁘지않고 규모가 있어보여서 선택했어요. 카톡과 전화로 상담했는데 당일 진료 및 수술이 가능하다고 해서 바로 갔어요.

이 곳의 단점은 진료는 여의사께 받을수있지만 수술상담과 수술진행은 주로 남의사분만 한다고 하시더라구요. 전 오늘 빨리 하고싶었기에 아쉽지만 동의하고 진행했습니다.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제가 예상한 날짜와 정확하게 일치해서 6주 4일차라고 하셨구요. 수술상담 들어갔는데 처음에 책상위에 초음파 사진을 갖고계시더라구요. 보고나면 너무 힘들것같아 되도록 보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원래는 축하해드려야 할일인데, 어쩌다 이렇게...' 하시는 첫 말씀에 갑자기 울컥해서 눈물이 올라왔어요. 그 전까진 잘 참고있었는데 저 말이 너무 비수가 되더라구요....
좀 더 생각해보고싶으시냐고 물어보셔서 전 이미 마음을 정했기에 바로 진행하고싶다고 했습니다.

결정 후엔 간호사분과 따로 방에 들어가 수술에 대한 안내를 해주시는데 비용은 좀 비싼 편이었던것 같아요. 85만원 + 영양제 14만원해서 99만원이 나왔고 저는 주차수가 낮아서 자궁유착방지제까진 안해도 된다신다길래 그건 안했어요. 이 때 설명해주신 간호사분이 친절하셔서 들으면서 마음이 좀 놓였구요.. 현금 결제 원한다하니 주시면 거슬러 주시겠다하셔서 방에서 드렸고 수술 동의서에 서명했습니다. 남자친구분이 아시는지, 모르셔도 괜찮냐고 물어보셨는데 남자친구가 아니라서 괜찮고 상대한텐 알리지않았다고 솔직하게 대답했어요. 이후 작은 알약 두개를 먹고 잠시 회복실에서 대기했습니다.

환복하고나면 간호사분이 부르러 오시는데 수술실에 들어가서 눕고 팔다리를 묶고 수액?과 마취제를 놓아주세요. 저는 겁도 많고 걱정도 많은데 여기에서 수술후기를 많이 보고가서 그런지 별로 무섭지 않고 괜찮았어요.
다만 간호사분이 총 세 분이었는데 한 분이 많이 불친절하셔서 안그래도 마음이 불안정한데 기분이 좋진않더라구요ㅠㅠ 곧 남의사분이 들어오셨는데 수면마취 처음이라하니 짧은 수술이라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셨어요.

마취제 들어오고 몇 초 안돼서 어지럽더니 기억이 안나고 일어나니 회복실이었습니다.

제가 생리통이 정말 심한편인데 회복실에서 비몽사몽 하는 순간들 사이에 배가 많이 아팠던 기억이 나요. 심한 생리통 느낌이었어요. 고통스러워서 자려고 애썼는데 그 후에 진통제가 잘 퍼진건지 아픔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현재 수술한지 3시간정도 됐는데 아프다기보단 미약한 생리통정도로 지속되고있는것 같아요.

오버나잇을 채워주셨는데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하니 생리 첫날처럼 피가 훅 빠지는게 느껴지더라구요. 저는 약간 빈혈도 있고 금식을 오래 했어서 그런지 좀 어지러웠는데 총 1시간 30분정도 휴식하고 난 후에 천천히 나왔습니다. 집이 가까워서 걸어왔는데 힘이 매우 없고 약간 어지럽더라구요.

처방해주신 약(진통제, 소염제, 위장약)은 안내해주신 약국에서 받고, 죽이랑 오버나잇 생리대를 사서 집으로 온지 1시간정도 됐는데 여기에서 많은 후기를 보고 도움받은 만큼 저도 글을 빨리 남기고 싶었어요. 다들 심적으로 정말 힘드실텐데 이미 결정을 내리셨다면 하루빨리 상담하고 수술하는게 심신에 좋을것 같아요 ㅠㅠ.


전 보호자 없이 갔지만 생각보다 괜찮았구요. 임테기 하기전에 수많은 시뮬레이션과 생각과 고민을 미리 했더니 빠르게 움직일수 있었어요. 하지만 막상 병원에 가 상담받고 수술받고 하니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긴 했네요. 다들 힘 내시고 수술관련 궁금하신거 있으면 조금 늦더라도 대댓글 남길게요. 광고후기 같은거 절대 아니며 열심히 썼는데 혹여나 글 지워지면 너무 슬플것같아서 문제될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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