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안녕

아가
3 년전
오늘이 정말 딱 3달째네요 애기 보낸지

3달째 가끔씩 들어오고 지우지도 못하고 있네요.

애기가 생긴걸 처음 안날,애기를 보낸 날 잊지 못하고 다 생생해요.

이 이야기를 아는건 남자친구랑 저 뿐인데 혼자 감정 다 눌러담고 티 안내고 버티는게 진짜 힘들어요.그냥 죽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처음에 생리도 안하고 몸이 너무 이상해서 임테기로 검사해봤는데 선명하게 두줄이더라고요.보는 순간 멍해지고 너무 신기하고 꿈인가 싶고 반갑고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겁나고 무섭더라고요.보고 나서 남자친구에게 말하기 전까지 어떻게 해야할까 버스 안에서 울면서 남자친구를 만나러 갔어요.근데 남자친구는 보고나서 아무말없이 핸드폰으로 중절수술을 알아보더라고요.그 순간 정신이 들어서 어떡하지만 마음속으로만 계속 생각했어요.난 이아이 지우고 싶은 마음 없는데 남자친구는 보자마자 지우고 싶구나.내가 사귀면서 신뢰를 잃는 행동들을 했기에 남자친구는 나와는 결혼할 마음이 전혀 없고 같이 애기 키우기 싫다고 애기 키우는거 소꿉장난 아니라고 혼자 키울 수 있냐고 애기 안지우면 자기랑은 영영 못본다고 아니면 애기 낳으면 자기가 데려갈테니 낳으면 연락하라고 해서 그런 말들을 듣고 너무 무서워서 너무너무 무서워서 지우겠다고 했어요.이런 말들을 들으면서도 애기가 들으면 어쩔까 혹시나 다 듣고 있을까 다 들었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가득찼고 그 후로 그냥 계속 울었어요.가만히 있어도 계속 눈물이 나더라고요.남자친구가 반 내줄테니 수술하라고 돈을 줘서 다음날 혼자 산부인과로 가서 진료를 받았어요.가기 전부터 너무 무섭고 겁나고 떨렸는데 진료를 보러 들어가니까 더 무섭더라고요.그 산부인과 진료보는 그 의자가 너무 무서웠어요.모든 감정 꾹꾹 눌러 참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의사선생님과 말했고 아직 애기집이 보이지 않아 검사를 했고 그 다음주로 수술날짜를 잡았습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버스에서 하염없이 울었고 애기가 생긴날부터 안운 날이 없네요.자는 것도 잘 못자고 펑펑 울다가 지쳐서 잠드는게 하루의 일상이였어요.그러다 수술 날이 되었고 수술하러 산부인과로 또 혼자 들어갔습니다.이 날은 정말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잘 없어요.아무생각 없이 가서 멍한 상태로 진료를 보다가 애기집을 보는 순간 정신이 들더라고요.내 눈으로 아기집을 보니까 진짜 너무 무섭고 미안하고 지금이라도 안한다고 할까 정말 많이 생각하고 그 때부터 감정이 다시 올라오더라고요.아직도 그 애기집이 잊혀지지가 않아요.그러다 결국 수술을 해야한다고 해서 주사를 맞으면서 대기실에 누워있었습니다.환자복을 갈아입고 누워있는데 진짜구나 어떡하지 우리 애기 어떡하지 진짜 미안해서 죽을 것 같고 차라리 수술하다 잘못되어서 나도 같이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습니다.그러다가 옆방에서 어떤 분이 계속 우시더라고요.너무 서글프게 병원 안이 다 울릴만큼 너무나도 슬프게 우시더라고요.그래서 그 소리에 왜인지 모르게 공감이 되어 계속 울었습니다.그러다 수술하러 내 발로 수술실로 들어가는데 춥고 무섭고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검은색패드의 침대같은 수술대가 보이더라고요.너무 무서워서 도망치고 싶었어요.간호사님이 수술대에 올라가 누우라고 하셔서 올라가서 누웠더니 팔과 다리를 묶고 밑으로 내려와서 다리를 벌리고 누웠어요.누워서 하얀 천장만 보는데 너무너무 무서워서 살려달라고 아니면 그냥 나도 같이 죽여달라고 계속해서 빌었어요.그렇게 있다가 의사 선생님이 편안하게 조금만 자고 있으라고 하시는 말씀에 순간 약물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 들면서 너무나도 어지럽고 그대로 정신 잃고 눈떠보니 내가 하염없이 숨넘어갈듯하게 울고 있더라고요.간호사님이 진정하시고 조심히 내려오라고 부축해주시면서 대기실로 다시 안내해주시고 눕혀주셨어요.너무너무 아프고 너무너무 죽고싶고 너무너무 미안해서 하염없이 울다가 어느새 또 잠이 들었고 깨어나서도 똑같은 생각들뿐이였습니다.그러다가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힘없이 챙기다가 남자친구가 전화와서 밑에서 기다린다길래 마저 챙기고 내려갔습니다.정말 너무 아프고 미안하고 죽을 것 같고 울어서 힘도 없고 그냥 멍하니 남자친구를 마주했고 남자친구 집에서 쉬다가 다시 우리집으로 버스타고 갔습니다.가만히 있어도,갑자기 그냥 시도때도 없이 아프길래 너무나도 아프길래 병원에서 준 약으로 버티면서 아플때마다 주저앉아서 울었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때에는 더욱이나 아파서 매일 자국이 남을정도로 주먹쥐고 화장실에서 주저앉고 울고 무서워서 화장실을 참다가 몰아서 가고는 했습니다.그냥 주저앉고 울고 죽고싶어서 죽으려고 약을 먹고 죽을 생각만으로 가득찬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그렇게 지나 지금까지 애기를 단 한번도 잊은 적 없고 아직도 애기를 보거나 애기 얘기를 하는게 너무나도 눈물나고 못보겠고 죽을 것 같습니다.근데 이런 제가 유아교육과 학생이네요.진짜 어이가 없죠.이런 제가 소중한 생명을 그렇게 만들었어요.저는 자격도 없어요.내가 감히 이 일을 하며 애기들에게 더 잘해주며 더 많은 사랑으로 부족하고 자격도 없지만 그렇게해서라도 남아있어도 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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