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톡

[대전] 7주 수술 후기(대전)

Vbnm
4 년전
한 달 전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정말 눈물부터 나더라구요
그래도 다행히 남자친구가 든든하게 옆을 지켜줘서 다행이었던 거 같아요
임신 내내 입덧과 배 통증이 심해서 제대로 걷는 게 힘든 상황이라
수술비는 오로지 남자친구 돈으로 다 하게 됐네요

미리 산부인과에 연락해서 수술 가능한지 여쭤보고 예약을 잡아서
오늘 수술하고 왔어요

산부인과에 가자마자 미친듯이 떨리기 시작했어요
후기를 보니 수술 중간에 깬 분들도 계셨고 통증이 엄청나게 심한 분들도 계셔서 혹시 나도 그러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더 불안했던 거 같아요
상담은 남자 의사 선생님과 했는데 병원 가니 여의사분께서 진료 봐주시고 수술 해주셨어요

먼저 질 초음파 보고 주수 확인 했고 병원비는 80만원이었던 거 같아요
회복실에서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엉덩이 주사를 맞았어요
준비가 되면 나오라고 하셔서 한참을 회복실에 있었는데
회복실에 있는 내내 울었어요
이게 맞는 선택인지 또 많이 아프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에
계속 눈물이 나왔던 거 같아요

마음의 준비를 다 하고 수술실로 갔어요
수액 먼저 달아주시고 팔 다리를 고정했어요
간호사 선생님께서 계속 말도 걸어주시고 제가 웃을 수 있게 더 유쾌하게 얘기해주신 것 같아요
한창 얘기하던 중에 간호사 선생님께서 아까 초음파 보니까 애기 예뻤어요?
라고 물어보시길래 너무 예뻤다고 대답하면서 또 울었네요
간호사 선생님께서 눈물도 닦아주시고 정말 친절하셨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이제 수술하러 들어오시려는지 간호사 선생님께서
마취약을 넣으시더라구요
마취가 잘 되게 호흡을 일부러 더 크게 했어요
천장이 지지직 거리면서 머리가 띵하게 아프다가 잠든 것 같아요
다행히 수술 중간에 깨지는 않았어요

수술 다 끝나고 수술대 위에서 깨고 난 뒤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마취가 다 깬 게 아니라서 계단 내려오면서 넘어진 기억도 나고
선생님들께서 부축해주신 기억도 나네요

회복실에 어떻게 누웠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누워있으니까 배가 미친듯이 아프고 정신이 온전치 않아서 대성통곡을 하면서 계속 남자친구를 찾았어요
평소에 생리통이 꽤 심한 편이긴 했는데 생리통의 50배 이상으로..
상상이상으로 너무 아팠어요 너무너무 아파서 제가 살려달라는 소리까지 했다고 들었어요

회복실에서 몇십분을 그렇게 울고 완전히 마취가 깨고 나니까 통증이 좀 덜해졌더라구요
누워서 한 시간 정도 쉬는 중에 피가 나오는 느낌이 들었고 지금도 조금씩 나오고 있어요

아기를 낳고 싶은 마음에 꾸준히 산부인과를 가보기도 하고 산모 수첩도 만들고 아기 태명도 지었었는데 현실적인 부분이 뒷받침 되지 않으니 이런 선택을 내리게 됐네요
제가 아기 태명을 계속 부르면서 이제 내 배에 없는데 어떡하냐는 말도 했대요
아마 마취가 덜 풀려서 혼자서 이런 저런 말을 했나봐요
수술을 해서 속시원한 느낌보다는 아기한테 너무 미안하고
나쁜 엄마를 만나서 이렇게 된 것 같아 아직도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남자친구가 옆에서 계속 챙겨주고 위로해주고 눈물도 닦아줘서 그나마 괜찮았던 거 같아요

새 생명이 찾아왔는데 이렇게 보내버렸으니 평생 죄인으로 살아야 할 것 같네요
제 후기가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음 좋겠네요
어려운 결정 내리신 분들 정말 대단하고 고생하셨어요
행복하셨음 좋겠네요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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