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직전에 찾아온 아기, 보내줘야겠죠...

날라
2 년전
초중고 왕따, 은따, 학폭 그리고 누구나 원치 않겠지만 성범죄를 당했었고 그 당시 분위기가 쉬쉬하는 느낌이라 그대로 묻히고 끝나버렸죠. 성인기는 사회성 부족으로 대학생때는 겉돌고, 직장에선 오지게 짤리고... 짤리고.

말 끝마다 욕을 붙이며 가부장적이었던, 이해 할 수 없던 유년기의 친정 아빠... 지적장애 3급. 현재 직업은 폐지를 모아 간간히 팔고 있습니다... 남동생 지적장애 3급... 동생은 그렇다 쳐도, 아빠가 이런 일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아프기는 또 여기저기 아프셔서 다니는 병원도, 약도 많습니다...

친정 엄마 일용직 청소 노동자... 노후대비? 그런 거 없어요. 제가 그 노후대비용 자식일지도요. 8살부터 이 집은 제가 책임져야 한다는 친척들의 말을 듣고 자랐죠. 그렇게 저는 제 존재 자체를, 친정 식구들의 노후대비용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답니다. 회사에서는 욕받이 ㅎㅎ...

그러다 무슨 복이었는지 다정하고, 제 밑바닥까지 다 끌어안아주는 남편을 만나 지옥같은 직장도 4년 버티고 이제야 정직원으로, 사회 구성원으로써 1인분 몫을 하는구나 싶었죠. 그러다 난소 문제로 응급실 통해 2번 입원하고, 올해 임신이 안 되면 시험관 생각하라고... 난소 기능이 너무 안 좋다는 통보를 받았었던 상태였습니다.

지금은 임신 9주차인데... 병원에서는 축하한다는데, 기뻐할수가 없었어요... 저희 부부, 둘이 벌어 집 대출금 값으면 엄청 빠듯한데... 임신으로 직장그만둘 생각하니까 마음이 복잡해지네요. 오랜 기간 안 좋은 상황에 노출되어 우울증도 만성화 된 상태입니다...

이런 글 맘카페에서 얘기하면 돌 맞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울고만 있습니다. ㅜㅜ

친정의 상황도, 부부의 경제력도 둘 다 너무 최악이에요. 임신-출산으로 그나마 동앗줄처럼 잡고 있던 직장 그만두면 다시 또 시작해야 하는데... ㅠㅠ 그때 나이 찰만큼 찬 물경력 아줌마를 받아 줄 회사가 있을지...

경제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좋은 부모가 될 자신도 없고, 물려즐 좋은 dna도 없네요... 임신했다고 어디다 말도 할 수 없고, 어렵게 찾아온 아이를 이런 저같은 무식한 부모 아래서 자라게 하느니 보내주는 게 맞는 것 같은데... ㅠㅠ 무섭고 두렵네요...

태어난 게 아주 후회스러운 나날입니다... 이 아이를 보내고 나면 전 평생을 엄마로써 살지는 못하게 될 것 같지만, 무책임하게 낳을수도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ㅜㅜ 돌 맞아도 싼 인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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