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절 후 지인들에게

Qwerty39
2 년전
수술 사실 알리셨나요? 아니면 그냥 혼자(혹은 연인과 함께) 묻어 안고 가셨나요?

저번주 화요일쯤 수술 잘 마치고 회복 중에 있는데.. 그동안 몸상태 체력이 안 좋았던 것도, 지금 원래 있던 조울증에 겹쳐 너무 무기력하고 힘든 것도 사실은 다 털어놓고 싶어요. 그렇지만 괜한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남자친구가 일하는 시간 빼고는 항상 곁에서 도와주고 있기는 하지만서도 .. 슬픕니다.

아무것도 제대로 못 하고 오후 되어서야 잠에서 깨고, 일주일에 며칠 정도 알바만 겨우 가는 것 외에는 생산적인 그 무엇도 제대로 안 되네요. 부모님은 이미 저를 한심하다고 생각하시고, 주변인까지 저를 그저 한심하게만 볼까 두려워요.

심리상담 예약을 하고 가격대가 조금 있어 부모님께 슬쩍 말씀을 드렸는데 네가 뭐가 힘들고 잘못됐는데 그런 걸 예약하냐는 반응만 돌아왔습니다. 이전에 정신과 검사지를 들킨 적도 있는데 말입니다. 제가 부모님이 보시기에 답답해서, 힘든 모습 보고 싶지 않아 하셔서 얼른 ‘스스로 정신 차리고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부모님께… 는 아니어도 몇몇 친구들에게라도 중절 사실을 말하고 “힘들었겠구나”, “힘들만 했다” 정도의 말이라도 듣고 싶습니다. 제 무기력과 도피성 행동들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은 것이기도 하지만요.. 동시에 괜히 말을 해서 일을 벌리고, 친구들에게도 마음의 짐만 늘리고, 혹은 정말 철없는 인생이겠거니 생각하거나, 남자친구에게도 큰 비난이 떨어질까.. 등의 걱정도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조회 300
  • 댓글 2
  • 토닥 2
  • 저장 0
글쓰기